[릴레이 인터뷰] NO.18 : 세탁소를 하게된 요리사 낚시를 즐기는 능포 마당발, '이효민'님을 만났어요!

어촌앵커조직
2023-08-14
조회수 421

세탁소를 하게된 요리사! 

낚시를 즐기는 능포 마당발


능포의 여덟 번째 릴레이 인터뷰 주자는 현재 능포의 '로또 세탁소와 복권 판매점' 을 같이 운영하고 계신 '이효민‘ 님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능포에서 처음으로 바닷가가 아닌 안쪽 동네에서 인터뷰이를 뵈었는데요,

로또 세탁소라는 세탁소와 바로 옆에 로또 판매점을 같이 운영하고 계신 분이셨어요!


요리사를 하고 계셨던 사장님은 사고를 계기로 요리사를 그만두게 되어 세탁 일을 배우게 되셨는데요,

일을 배우다보니 노후와 퇴직을 걱정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세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셨다고 해요!



이전 인터뷰이인 이은춘님께서는 이효민 님을 낚시를 같이 다녔다고 추천을 해주셨는데요,

이효민 님께서는 어릴 적부터 선후배들을 따라 낚시를 다니면서 낚시에 빠지셨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에는 낚시 용품 판매점의 시점이 아닌 낚시꾼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답니다!


심지어 이효민 님도 보트를 구매해서 낚시를 다닌 적이 있으시다는데요!

능포에서 낚시는 배를 구매하게 만들어버릴 만큼 매력(중독?)이 있는 걸까요?!



이효민님께서는 젊은 분이셔서 그런지 새로운 시각에서의 능포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능포가 엄청 살기 좋았던 시절과 지금의 능포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셨어요.

무엇보다 사장님은 지역에 대한 관심과 이웃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이신데요!

능포의 주민자치회에 들어가 꾸준히 활동하고 계시다고 해요!


나의 일만, 삶만 생각하지 않고 지역에서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주셨는데요,

그렇게 지역을 위하고 활동하고 계신 이효민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존경스러울 뿐이었습니다!


지역과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커서 행동으로 실천하고 계신 이효민님의 인터뷰, 함께 들어보실까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 능포 고개에서 세탁소랑 복덕방을 같이 하고 있는 올해 사십넷, 80년생 이효민입니다.


원래 능포 분이라고 들었어요. 계속 능포에 계신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나이에 군대를 다녀와 결혼도 빨리했다 보니 이렇게 삶이 계속 이어진 것 같아요. 결혼하고 첫째 낳고 좀 있다가 둘째 낳고, 또 셋째 낳고 그랬었죠. 따지자면 저는 젊은 나이지만 큰 아이가 22살이에요. 우리 아이들도 다 여기서 학교를 다녔죠.

이렇게 지역에 계속 살아가다 보니 여기 능포가 내 삶의 터전이다 생각이 들고, 한 발짝(한 발자국)만 나가도 다 아는 어르신들이고 선배들이고 후배들이니 어디로 선뜻 떠나기에도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이유 없이 여기서 쭉 지내게 된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이 동네 원주민인 거죠.


로또방과 세탁소를 겸업을 하고 계신데 어떻게 이렇게 겸업을 하게 되셨나요?

저는 원래 요리사가 직업이었어요. 군대에서 훈련을 받아가 불미스럽게 사고가 나는 바람에 허리를 크게 다쳤어요. 그래서 오래 서서 해야 하는 요리를 못하게 됐죠. 그렇게 거제에 내려와 지내고 있는데 때마침 아는 지인분께서 세탁소를 하고 계셨고 그게 세탁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23~24살의 어린 나이인데도 배우다 보니 이 세탁업으로 앞으로 노후 퇴직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마음으로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제일 처음에는 체인 세탁소의 형태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공장화 시스템으로 가는 세탁소를 하다 보니 분실 위험이나 옷에 대한 파손, 훼손 이런 부분으로 저희가 피해를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도 받았고 자존심도 상하고 있던 와중에 '이게 뭐라고. 그냥 내가 (직접 세탁) 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7개월 정도 교육받아서 이렇게 세탁소를 운영하게 됐어요. 그렇게 시작해서 6년째 하고 있습니다.

복권 판매점 같은 경우에는 군에서 그렇게 제대하게 되면서 국가유공자를 받고 우연찮게 좋은 기회가 되어서 이렇게 운영을 하게 됐어요. 2015년도에 만들어져서 현재 (2023년 기준으로) 8년 정도 운영하고 있어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세요?

아침 8시 반에 출근해서 제일 먼저 의류 분리 작업을 합니다. 손빨래와 드라이류 등을 선별해서 빨래할 거 빨래해 마무리를 하고 나면 배달할 세탁물이 있을 때는 배달도 해주고 있어요. 요즘은 시기적으로 물량이 많이 없어요. 이렇게 좀 한가하다 싶으면 동네 마실 다니고 동네 사람들 있나 없나 훑어보면서 그렇게 지내곤 합니다.


여가생활이 있으시다고 들었어요, 어떤 취미를 하고 계시나요?

(저는) 낚시를 좋아해요. 낚시가 너무 좋아서 전에는 작은 보트를 하나 사서 낚시를 다녔는데, 배를 관리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더라고요. 어민들의 배는 크니까 어차피 항상 띄워놓으면 되는데 저희 배는 소형 선박이다 보니 바람이 불면 배 가라앉을까 봐 다시 내려가서 줄잡아당겨서 (고정시켜) 놓고 비 많이 오면 그때는 (배를) 육상으로 올려놔야 하고... 그렇다고 제가 취미로 구매한 배를 어민들의 생계수단인 배 사이에 갖다 놓는 것은 민폐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건 아니다. 취미로 하는 걸 가지고 이 사람의 생업 하는 걸 내가 옆에 배를 대 놔서 왔다 갔다 민폐 하는 건 아니겠다.’ 싶어서 1년 반을 가지고 있다가 처분했어요.


저기 물고기 그림은 사장님께서 잡으신건가요?

그건 저희 어머니가 능포 방파제 초입 부근에서 잡으신 거에요. 54센치짜린데 크죠. 일단 물기는 물었는데 크(고 힘이 좋으)니까 힘을 써도 잘 안 올라온 거예요. 그래서 옆에 사장님께 한 번만 올려달라고 부탁드려서 그 사장님이 올려주셨어요. 그때 그 사장님께서 놈을 저렇게 해주셨고요. 밑에 보면 이름도 적혀있죠.



혹시 낚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낚시는 어릴 때부터 맨날 선배들이 낚시하러 가면 따라갔었어요. 그때는 낚시를 할 줄 몰라서 그냥 대나무에 실 묶어서 선배들 따라다니고 낚시할 때 지렁이 남은 거 있으면 그 지렁이 끼워서 또 따라다니고 그랬죠. 그러다가 스무 살 넘어가면서 낚시, 릴낚시 즉 전문 낚시에 빠지게 되면서 (낚시 물품과 낚시에 대해) 조금씩 알아보고 주위에 많은 낚시방에 찾아가서 물품도 찾아보게 됐죠. 행님들(형님들), 선후배들도 저랑 낚시를 같이 다녀주니까 자문도 구할 수 있었고 그렇게 낚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한 12~3년은 낚시에 미쳐서 살았던 것 같아요.


구매할 때 보통 낚시방에서 구매를 하시나요? 인터넷에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를 들어서 낚시 용품 구매자의 입장을 듣고 싶어요.

예전에는 아무래도 낚시 용품의 경우에 낚시방을 찾아가서 (보통) 구매를 했죠. 어떤 게 좋은 거냐고 여쭤보고 비싼 거 팔아주고 했죠. 실제로 그렇게 추천받고 비싼 거 사면 사용할 때 좋았고요. 지금은 말씀대로 워낙 인터넷에서 사용할 물건들을 많이 구매하고 하는데, 막상 인터넷으로 쇼핑한 물품은 사진으로 봤을 때는 정말 좋아 보이고 괜찮아 보이는데 써봤을 때는 이건 좀 아닌데, 이거 나랑 좀 안 맞는데, 그런 순간이 많았어요. 그런 점 때문에 아직은 낚시방이 또 괜찮죠. 낚시방에서 구매하면 아무래도 실물로 볼 수 있고 만져도 보고 뜯어도 보는 것처럼 제가 직접 확인도 하면서 살수 있다 보니 품질이나 사용하는 부분에서 검증되어 있어 더 나아요. as 같은 부분도 또 신경을 써주니까 저는 인터넷보다는 낚시방에서 구매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옛날에 선배님들이 한참 낚시하던 때에는 전문으로 낚시하는 인구가 많았어요. 지금은 (전문) 낚시 인구가 많이 주춤했죠. 생활 낚시로 다 돌아섰어요. 그냥 일상생활 보내면서 큰돈도 안 들이고, 가족들이랑 아이들이랑 한두 시간 정도 시간 보낼 수 있는 (생활) 낚시가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옛날처럼 혼자서 밤에 들어가 아침까지 하고 나오는 그런 (전문) 낚시는 이제는 많이 줄었죠. 예전에 낚시 많이 좋아하면 다 이혼당했다니까요. 집으로 안 들어가니까요.(웃음) 낚시 좋아하는 남자 만나면 회사 퇴근하면 밤에 낚시 갔다가 새벽에 와서 출근하고 그렇게 집안일에 소홀해진다. 이혼 사유다. 하는 말이 돌았었어요.


확실히 예전에 비해서 생활 낚시의 비중이 높아진 게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실제로 낚시를 하는 낚시꾼의 입장으로는 여성 낚시꾼의 인구가 늘어난 게 느껴지시는지 궁금해요.

저는 사실 여성 낚시꾼은 늘어났는지 잘 모르겠어요. 제 체감상으로는 유튜브나 프로그램에서 보여주기 식의 낚시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늘었어요. 근데 말씀하시는 정도로 크게는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한 2~3퍼 정도는 되는 것 같네요. 그래도 생활 낚시 비율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정말 늘어난 것 같아요. 능포에서도 생활낚시를 하러 온 방문객이 많이 늘긴 했죠. 이젠 가족 단위로도 많이 다니고, 한 번씩 보면 젊은 연인들끼리 같이 와서 낚시를 많이 하더라고요. 요즘 능포에는 무늬 오징어가 많이 나거든요. 삼사 오오 소식 듣고 많이들 오더라고요.



낚시하면서 알게 된 지역 선배나 아니면 낚시하면서 생긴 관계가 있으실 것 같아요. 그런 분들하고 낚시를 계기로 계속 좋은 관계로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잘 지내죠. 낚시 다니는 사람 치고 못된 사람을 못 봤어요.(웃음) 옆에서 같이 낚시를 하고 있을 때 이 사람이 안 가져왔는지 그런 게 보이거든요. 그럴 때는 ‘여기 있는 거 제건데 쓰세요.’ 하고 말 거는 그런 순간들이 생겨요. 그럼 4~5시간 동안 낚시하면서 말도 섞고 그러다 속에 있는 얘기도 하고 인생 살아가는 얘기도 하게 되다 보니 서로 금방금방 친해지는 게 있어요. 그렇게 한참 대화하고 낚시 마무리되면 같이 잡은 물고기 낚시방에서 같이 썰어먹고 하거든요. 또 6시 반쯤 철수할 시간 맞춰 낚시방 가면 약속이 없어도 가면 사장님은 회 썰어주고 사모님은 음식 해놓고 매운탕도 끓여놓고 해서 같이 먹을 수 있어요. 혹시 그날 낚시를 안 가더라도 거기에 같이 왕래를 하는 분들이 오셨을 때 숟가락 얹어서 같이 먹고 하는 거죠.


이전에 낚시방에서 인터뷰 한 내용을 낚시꾼의 입장에서 들은 것 같습니다. 이제 세탁소 질문을 드려볼게요. 세탁소에는 성수기나 비수기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가을부터 초봄까지 세탁소는 성수기에요. 장마 들어서부터 여름휴가 끝나고 추석 전까지는 완전 비수기죠. 왜냐면 사람들이 별로 옷을 벗을 일이 없으니까요. 집에서 외출할 것도 없고 간단하게 입는 옷들이야 다 집에서 세탁을 하니까 아무래도 세탁소를 찾는 비율이 줄어들어요. 지금 저기만 봐도 옷이 별로 안 걸려있죠.

옛날에는 능포가 진짜 살기 좋은 동네였어요. 사원 아파트에도 사람들 많이 살고 있었고 유동인구도 많아서 그만큼 활발했죠. 아주야 지금은 완전 도시가 됐지만 당시 능포는 다른 동네에 비해서 진짜 살기 좋았어요. 예전에는 능포, 옥수동이 시내버스 종점이라 교통도 편했고요. 거제도는 길이 하나밖에 없으니까요. 거제도 나이키 대리점이 하나밖에 없는데 여기에 있었을 정도로 인구가 정말 많았는데 지금은 너무 많이 빠졌어요. 지금 계시는 분들은 새로 들어와서 사시는 분들 말고 여기서 계속 살고 계시는 분들이, 터를 잡고 계속 살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직까지 거제는 조선업 말고는 직업, 직장을 구한다는 게 아무래도 직업군 자체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관광 쪽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요. 아무래도 거제가 조선소, 관광으로 유명하니까요. 젊은 세대들은 어차피 부모하고 떨어져서 살게 되니까 다 떠나게 되는 거에요. 보통 외지로 나가게 되죠. 근처라고 해도 아주나 고현 같은, 능포보다는 거제도의 더 안쪽으로 가서 직장을 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시에서도 관광이라던가 아니면 다른 쪽으로라도 찾아보는 그런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확실히 거제에는 특정 직업군의 비율이 높다 보니 그런 느낌이 드실 것 같아요. 혹시 세탁소에 어업을 하시는 분들이 세탁물을 맡기는 경우가 있으실까요?

사실 어민분들이 사용하는 옷이 여기 세탁소에 오는 건 저 같은 경우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민분들은 새벽, 야간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시니까 낮에는 보통 낮잠 주무시기 바쁘시더라고요. 옷을 크게 신경 쓰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그래서 방문하시는 경우,,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대신 낚시하시는 분들은 정말 자주 찾아오시죠. 여름에는 아무래도 많이 없고 겨울에는 많이들 오세요. 일단 위아래 한 벌로 된 옷들은 집에서 빨기에는 빨기도 힘들고 잘 마르지도 않다 보니까 맡기게 되는 거 같아요. 무엇보다 낚시복의 경우에는 내피도 있고 가장 바깥 부분은 고어텍스라 비싸기도 비싸지만 비바람이 안 들어오고 보온이 되는 재질이에요. 이런 건 집에서 빨면 안 되거든요. 방수가 생명이라서 집에서 빨아버리면 방수가 사라져요. 그래서 손님들이 낚시복을 들고 오시면 손빨래해서 방수 코팅을 다시 입혀서 드리죠. 한번 맡긴 분들은 계속 맡기게 되는 편이신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한 두벌씩만 하다가 가을 겨울 시즌이 되면 뭔가 낚시복 빨래가 부업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이들 맡기십니다.


운영을 해오시면서 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2015년에 로또방을 오픈한지 한두 달 정도 됐던 시기였는데 그때 저희 집에서 1등이 나왔어요. 당시 비가 너무 많이 내리던 시기였는데, 이 동네에 복권방이 생겼는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가 몇십 명씩 사러 오더라고요. 그러다 한 분이 1등 당첨이 되셨었죠. 그게 계기로 여기에도 복권 판매점이 있다고 알리게 된 것 같아요. 그게 좀 기억에 남네요.

다른 거는 지금은 시에서 푯말을 바꾸신다고 들고 가서 없는데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위생 부문으로 최우수 세탁소 상을 두 번이나 받았어요. 보여드렸으면 좋을 텐데 아쉽네요.



운영하면서 고민됐거나 어려운 게 있었거나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매번 하는 일이 똑같은데 물량이 줄다 보니 유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게 좀 힘들죠. 사실 다른 세탁소들은 다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데 저희 집은 전기보일러를 써요. 저는 기름보일러가 매연도 많이 나서 환경에도 좀 안 좋을 것 같고 소리도 크니 동네 분들 민폐 갈까 봐 쓰게 된 거였거든요. 근데 전기값을 확 올려버리니 참 곤란하더라고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기름보일러를 쓸 걸 하는 후회도 좀 되고요. 가스보일러 같은 경우에는 거제에 도시가스가 없어서 가스비가 더 들어서 선택한 거였는데 좀 곤란한 상황이 됐죠.

그리고 지금 옷을 보시면 쌓여있어요. 평소에도 비가 오면 사람들이 안 찾으려고 하거든요. 제가 전화드리면 다들 ‘삼촌 날 좋을 때 배달해 줘’ 하고 대부분 대답을 하시죠. 근데 사실 저는 계속 받아야 할 돈이 쌓이는 거에요. 제가 배달을 하면서 카드 리더기를 들고 가서 배달비와 세탁비를 같이 결제를 받는데, 이렇게 비가 오래 와서 아무도 세탁물을 안 받으려고 하면 하루에 배달해야 하는 양이 많아지기도 하고요. 그리고 다들 한번 맡길 때 한 번에 잔뜩 맡기는 편인 것 같아요.

그리고 배달하면서 제가 결제를 도와드린다고 했잖아요. 적어도 한 열댓 번은 겪은 일인데, 좀 얄구진(얄궂은) 옷들을 몇 벌 주면서 후불로 하겠다고 맡기셨는데 막상 세탁물을 들고 가고 배달 가보면 전화드려도 번호가 없거나 안 받고 주소에 찾아가면 사람이 아예 없어요. 그냥 지역을 떠난 거죠. 그런 분들은 한 1년 정도 이렇게 찾아오시는, 길게 여기에 있는 게 아니고 떠나니까 그렇게 하는 경우가 좀 많았던 것 같아요. 원룸 같은 경우에도 오늘 몇 개 맡기고 가서 그다음 날 (배달) 가보면 이미 밤에 이사를 다 가버린 적도 많았어요. 그런 일을 좀 겪다 보니 이제는 옷을 맡길 때 카드 결제 먼저 해주셔야 한다고 하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많은 일이 있으셨네요.. 그렇게 힘드시면서도 또 어떤 점에서 보람을 느끼시나요?

그런 순간은 참 많죠. 저 좋은 일 많이 하거든요.(웃음) 주말에는 어려운 학생분들 교복을 무료로 빨아주고 한 번씩 보면 어르신들 이불 같은 거 집에서 못 빠시잖아요. 그런 거 빨아드려요. 또 이 동네에 배달 다니다 보면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 분들은 자주 외출이 없으시다 보니까 한 번씩 파카 같은 걸 맡기세요. 저희 어머니는 제값 받아라 정부에서 지원금 다 받으신다 그렇게 말씀 주시거든요. 그럼 저는 아 알았어. 이렇게 하고 오리털 파카가 큰 거에 만원 이러면 아버님 그냥 오천 원만 주시면 됩니다. 말씀드려서 기름값 배달료만 받아요. 그렇잖아요. 어르신들 찾아뵈면 사실 돈 없는 거 뻔히 알지 않습니까. 그러니 제가 할 수 있는 선이다 보니 자주 그렇게 해요. 능포에는 그런 독거노인분들이 너무 많아요. 저는 그런 걸 보고 있으니까 참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더 많이 해드리고 싶고 할 수 있는 거를 찾아서 또 하고 싶고.. 그래서 주민자치회로 들어가게 됐어요.



능포 주민자치회원이시군요. 언제 들어가게 되셨나요?

작년에 주민자취회에 들어갔어요. 작년에 복지분과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번 봄에도 주민자치회에서 노인분들 이불 세탁해 드릴 때 세제 값만 받고 전부 다 세탁해 드렸어요. 그렇게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근데 이게 주민자치회에 들어가니 다른 분들과 제가 나이차가 많이 나더라고요. 다들 저보다 나이가 많으셔요. 저희 어머니 아버지 뻘이니 제가 거기서 무슨 말을 하고 싶어도 선뜻 의견 말하기 어렵더라고요. 또 제가 우유부단한 성격이거든요. 괜히 어떤 말 했다가 상처받으실까 싶어서 의견은 잘 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젊은 나이대의 사람들이 좀 참여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관심 있는 사람들은 그런 게 있구나 하는데 일반 사람들은 주민자치회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관심 정도도 아니고 그냥 존재 자체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저는 뭔가를 계속 유치를 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참 좋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퇴근하고 술자리 가면 말만 해요. 그다음 날에는 자기 일에 바빠요. 다들 먹고 사느라 바쁘죠. 그러다 퇴근하면 그때는 또 할 말이 많아져요. 이건 이렇게 했어야지 저렇게 했어야지 같이요. 그런 게 아니라 좀 더 의견을 표현하고 바꿀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하려면 주민자치회에 참여해 보고 활동도 하는 게 그런 방향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들죠.

젊은 분들이 활동을 많이 하시고 한 분 한 분 주민자치회를 알게 되면서 다양하게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봐요. 새로운 분들이 들어오시면서 순환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게 되면 안에 계신 분들끼리의 의견 차이가 파벌로도 나눠지는 경우도 생길 것 같아요. 그리고 능포에는 어촌마을과 위에 동네 마을 이런 식으로 좀 나눠져있어요. 옛날 분들은 아직도 여기가 능포라고 인정하지 않는 분들도 계십니다. 듣는 마음이 좀 닫혀있으니까 백날 얘기드려도 어려울 것 같아요. 시대가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이제 그 어르신들 나이 정도는 다가가야지 아마 그런 생각들이 깨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장승포와 능포 키로 수로 따지면 이 동네가 200키로는 될까요? 직선거리로 하면 1키로밖에 안될지도 몰라요. 그런 동네를 나눈다는 것도 뭔가 이상한 것 같아요. 이번에 해안 도로 벚꽃 축제할 때 보니까 같은 지역 행사잖아요. 근데 장승포 능포 따로 나눠서 꾸며놓는 것도 참 답답하더라고요. 공동으로 의견 맞춰가면서 같이 해나가고 장승포도 입구, 능포도 입구 그렇게 서로가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확실히 무엇이든 화합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미 많은 얘기를 해주셔서 짐작은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직업의 만족도에 상중하를 나누신다면 어디 쪽이신가요?

저는 의심의 여지없이 상입니다. 저는 빨래가 제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옷에 떼 같은 거 묻으면 이걸 지우는 재미도 있고, 제가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참 많으니까요.



앞으로 일에 대한 방향이나 지역사회에 대한 앞으로 내가 생각하고자 하는 방향이나 비전이 있으실까요?

저는 지금 하는 이 일을 계속하면서 제 생활을 이어 하면서, 앞으로는 재미난 것들을 많이 찾고 시도해 보고 싶어요. 옛날에는 하기 싫다, 귀찮다 이런, 젊었을 때는 싫다 이런 마음이 들었는데 이제 나이가 조금 드니까,(웃음) 이제 어른이 되어가다 보니까 주위도 둘러봐지는 것 같아요. 옛날처럼 철부지처럼 막 노는 그런 게 아니라 지나가다가 저희 어머니 나이대의 분들도 더 보이고 꼬맹이 데리고 가는 젊은 세대들도 보이고. 그런 주위가 봐지는 거에요. 근데 그렇게 보는 거 만으로도 저는 재밌어요. 저기 봐도 재미있고 여길 봐도 재미있고 그래서 그냥 내 나름대로 예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예쁘게.

솔직히 막말이지만 이 능포에 살면서 능포에서 크게 못된 사건이 생긴 걸 한 번도 못 봤어요. 나는 초등학교도 여기서 나왔고.. 이런 장승포 능포에서 너무 만족하고 살거든요. 그전에는 몰랐는데 나이가 40이 넘어가니 동에서 하는 일, 시에서 하는 일에 대해 관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내 일이 아닌데, 몰랐는데, 뭐 남들이 알아서 하겠지, 같은 안하무인으로는 살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내가 관심을 가져야 내가 살기 좀 수월 해지고 또 내 자식도 앞으로 살기 수월해지고 그런 거죠. 아침에 눈 뜨면 일하러 갔다가 저녁에 집에 와서 술 한 잔 먹고 마는 그런 삶은 아무것도 없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아주나 고현 이런데 놀러 가면 다들 어디 사람이냐 물어봐요. 그럼 젊은 사람들은 능포가 어딘지도 몰라요. 그나마 장승포는 알아요. 근데 그것도 유람선 타는데요, (거제) 예술 회관 있는 곳이요. 하면 아 하고 그제서야 장승포를 알아요. 그리고 거기 지나서 능포가 있다고 얘기하면 지세포 쪽이냐고 물어보는 거 있죠.

이 동네, 이 거제에 살면서도 이 능포 바닥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젊은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이제 이쪽으로 아예 넘어올 일이 없는 것 같아요. 학동이나 구조라, 와현 이쪽을 터널로 바로 넘어갈 수 있게 돼버리니까 이 동네가 정말 많이 묻혀버린 것 같아요. 사실 예전에는 거제 와서 길 잘못 들면 능포 한번 찍었다가 길이 없네 하고 다시 밖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근데 이젠 그런 해프닝도 없으니까요. 사람들이 여기에 이런 동네가 있는지도 몰라요. 우리 동네에 자랑거리를 만들고 떠들고 다니지 않으면 점점 없어지는 동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역이 활성화돼서 젊은 사람들이 이주하거나 살려고 온다고 하면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우리가 도시에 살아도 잠깐 집 밖에 나가려면 그래서 20~30분씩 나가잖아요. 근데 이 거제에서 20~30분은 능포에 살든 다른 어디에 살든 거제 끝까지 갈 수 있는 시간이거든요.(웃음) 아직까지는 공기도 좋고 해안 도로도 풍경이 좋으니 잘 만들었고 양지암 가는 길도 등대 가는길도 마찬가지고. 이 동네가 한마디로 웰빙 파크 아닙니까? 정말 돈 안 들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에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꽃 피죠 나무 피죠. 이런 좋은 환경 속에 사는데도 이런 부분을 젊은 분들이 활용을 안 해요. 갈 때마다 나이 드신 분밖에는 안 보여요. 나이 든 사람들만 건강을 챙겨요. 젊은 사람들은 건강을 안 챙기고 전부 다 호프집 가서 시원한 걸로 몸을 챙기더라고요.(웃음) 여기 살게 되면 장승포 능포의 웰빙 파크를 잘 이용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 인터뷰이를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토박이 분은 아니어도 되나요? 타지에서 능포로 오신 능포 포세이돈 카센터 사장 박종훈님을 추천합니다.







ㅣ진행 : 권민관, 정영한, 김주하 

ㅣ촬영 : 김주하 

ㅣ편집 : 권민관, 김주하



본 릴레이 인터뷰는 <해양수산부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장승포권역)>의 일환으로 운영하였습니다.

ⓒ 2023. 공유를위한창조

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