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NO.6 : 장승포 수산 김민정 대표님을 만났어요!

어촌앵커조직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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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산물인 장승포 장어를 판매하는 상인이자 지역의 어른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의 여섯 번째 주자는 '김민정 장승포 수산 대표님'입니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이었다가 요식업 사업가로 큰 성공을 일구신 후 

고향인 장승포에 돌아와 로컬 숙소 운영과 지역 특산물 장어를 가공, 유통 판매하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계신 호탕한 분이셨어요.

사장님의 삶과 장승포 장어, 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ㅣ장승포의 상인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1962년도에 장승포에서 태어나서 자랐습니다. 중학교 2학년때 공부를 하기 위해서 서울로 유학을 떠났는데 학업을 마치고 선원 일을 좀 하다가 다시 서울로 떠나서 거기(서울)서 생활을 30년 넘게 했습니다. 거의 서울 사람이라고 볼 수 있죠. 서울에서는 일식집을 크게 운영했는데 고향인 이곳 장승포로 돌아와서는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숙박업이었습니다. 숙박업만 하다가 2018년부터는 구이용 장어를 손질해서 유통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현재는 두 가지 일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을 릴레이 인터뷰 주자로 추천하셨던 DY님께서는 장승포산만 장어만 취급하신다고 들었어요. 대표님께서 판매하고 계신 '구이용 장어'를 만드실 때도 장승포산 장어만 취급하시나요?

네, 구이용 장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승포 내 장어잡이 어선들 중 친구가 하는 것도 있고 후배가 하는 것도 있는데, 그 배들이 잡아오는 것만 팔고 없으면 안팔아요. 그렇게 장승포산 장어만 고집하는 이유는 내가 어릴 때부터 먹어보고 객지에서 여러 장어들을 먹어보았지만 장승포 장어가 담백하고 맛있기 때문이죠. 과거 일본에서도 장승포 장어만 전량 수입해갈 정도로 맛은 보장되어있습니다. 일본하면 생선을 세계에서 제일 많이 소비하는 시장이 있는 곳인데, 그런 일본에서 장승포 장어를 높게 쳐준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거면 뭐 말 다한거라고 볼 수 있죠.


장승포 장어만의 특징, 예를들어 크기가 좀 굵다던지하는 외형적인 특징이 따로 있을까요?

서해안쪽으로 나는 장어보다 담백하고 질감적인 특징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중에 장어를 지칭하는 용어가 많더라구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장어의 종류가 다양하다고 느껴지는데 장어의 종류가 다양한가요?

'바다장어', '꼼장어', '민물장어' 이렇게 있지요. 바다 장어 중에는 '하모'라고 이빨이 날카롭고 고성이나 서해안 쪽에서 많이 나는 종류가 있고 장승포는 하모가 많이 없어요. 바다장어는 일본말로 '아나고'라고 부르는데 그게 '붕장어', 즉 바다장어예요.


 ㅡ 장승포 수산에서 취급하는 장승포 장어. 취재하러 갔을 당시에도 신선한 장어들을 볼 수 있었어요!

지난주 DY님을 인터뷰했었는데, DY님이 아나고회를 판매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아버님께서 만들어준 장어 덮밥이야기를 잠깐 하셨거든요. 대표님도 장어를 늘 즐겨 드시는 편인가요?

제가 소싯적에 배를 탔어요. 선원 생활을 하던 시절에 배 위에서 배가 고플 때 그냥 듬성듬성 썰어가지고 초장뿌려서 밥에다가 올려서 비벼 먹었죠. 배에서는 야채를 구할 수도 없고 육지에서 처럼 다 갖추고 천천히 식사할 여건이 안되다 보니까 간단하게 그렇게 만들어서 먹곤했죠. 갓잡은 장어다보니 사실 별 다른게 안들어가도 엄청나게 담백하고 맛있습니다. 속도 든든하고. 장어배 타는 사람들이 소울푸드처럼 즐겨 먹었고 종종 생각나는 맛이라 요즘도 그렇게 만들어서 먹곤하는데, 아들(DY님)한테도 먹어보라고 그렇게 한 번 만들어 준거였는데 엄청나게 좋아하더라고요.


사장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한데요, 보통 어떻게 보내세요?

저는 일이 있으나 없으나 눈뜨면 바로 출근을 해요. 장어가 살아있는 생물이니까 잘 살아 있는지 수족관에 문제는 없는지 가장 먼저 확인하고 관리해주고 주문 들어오면 수량 맞춰서 장어 따고, 다 되면 포장해서 택배 보낼 준비하고 택배 발송하면 하루가 다 가요. 마치면 집에 가서 밥먹고 자고. 일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단조로운 편입니다.


  




ㅣ지역 사업가의 라이프 스타일

장어 유통업자끼리의 소통이나 장승포, 거제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일을 하시는 분들끼리의 동호회라든가 어떤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나요?

업자들끼리의 교류는 크게 없고 교류라고 한다면 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죠. 온라인으로 유통을 하는 편이고, 당근마켓에 홍보를 하기도 하는데 많이 할때는 하루에 200kg씩(300팩에 해당) 손질하죠. 손질한 장어를 판매하면서 소비자들하고 교류도 활발히 하고 했는데... 요즘은 건강이 안 좋아져서 주문이 들어오는 것만 딱 받아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ㅡ 온라인 홍보물에서도 김민정 대표님을 만날 수 있답니다.


앞으로 사업을 이어나가시는데 고민하고 계신 방향이 있으실까요?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유통의 규모를 전반적으로 축소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몸이 좀 회복되면 장승포 장어를 여기서(장승포에서) 유통만 할 일이 아니고 평택이나 이런 곳에 음식점을 하나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크게 이미 음식을 운영을 해 본 경험이 있으니까. 거기서 음식점을 하면서 장승포 장어를 대대적으로 홍보도 하고 영업을 해보고 싶은 것이 장사꾼으로써 내 다음 꿈입니다.



어떻게 보면 '오도이촌', '더블로컬'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계획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런걸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부릅니까? 그러면 저는 평택가서 장사하면서 거기서(평택에서) 5일 지내고 장승포에서 이틀 지내고 그러면 되겠네요.(웃음)
제가 올해 나이가 예순둘인데 마지막으로 장사를 한 번 하면서 장승포 장어도 알리면서 외식사업을 한 번 더 멋들어지게 해보고 싶어요.

 

서울 생활과 장승포 생활 두 생활을 다 살아보셨어요. 비교해보면 어떤 것 같으세요?

'마음의 여유'이지요. 장승포에서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요. 아무래도 서울은 모든 게 바쁘게 돌아가니까요. 또 제가 운영했던 일식집이 하루에 몇 백명씩 왔다 갈 만큼 규모가 컸다보니 돈은 많이 벌었지만 사람들 상대하느라 늘 마음이 바쁘고 각박했어요. 그런데 여기(장승포)에서는 혼자서 작게 운영하고 있고 또 고향이다 보니 마음이 편하죠.

 

서울에 비교할 때 불편하신 점은 없으세요?

그건 개개인의 성향이고 사람 나름이죠. 자신이 있는 장소, 현지에 맞게 생각하면 그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서울 살 때는 X츠도 타고 화려하게 살았지만...여기 와서는 저렴한 자동차를 타고 다녀도 마음이 편하죠. 그만큼 마음이 편한 곳이 좋은 거 아닐까요?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작업장 한쪽에 꾸며 두셨는데 운동에 취미가 있으세요?

영업을 하려면 체력을 길러야하니까. 체력이 있어야지 일도 하고 장사를 하잖아요. 그래서 아들이 꾸며 놓았는데 나도 매일 운동을 하면서 같이 써요.


ㅡ 장승포 수산 한 켠에 있는 자그마한 헬스장. 일도 곧 체력이 필요한 일 이라고.



ㅣ내 고향의 장어 맛을 널리 알리고싶은 마음

 

아까 하루일과 말씀하시면서 '장어를 딴다'고 표현하셨는데 장어를 손질을 한다는 뜻이죠? 보통 한 마리 손질하시는데 얼마나 걸리세요?

네, 분해 한다는 뜻이예요. 내장, 머리, 뼈를 작업해서 먹기 좋게 썰어 내는 과정. 한 10초쯤? 지금 아까 손질해 둔 것 보여줄께요. 이게 3kg 정도되는 장어예요. 큰 건 5kg짜리도 있어요. 음식은 청결해야 되거든요. 여기 내 작업 공간 보시면 수건도 이렇게 깨끗하게 여러 개 준비해두고 물기 뺄 때 늘 새 수건을 사용하고 있어요. '음식은 청결해야한다' 이게 철칙입니다.

ㅡ 장어를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게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빼는 작업을 반드시 하신다고 해요.

 

장어 중에 제일 긴거는 길이가 얼마쯤 될까요?

5kg짜리가 내 팔 하나 길이 좀 넘으니까... 한 120cm 정도되겠네요.


구이용으로 장어를 가공해서 유통하시게 된 계기를 자세히 듣고싶습니다.

제가 서울 강남에서 일식집을 30년 동안 크게 운영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장승포에 다시 내려와서 숙박업을 하면서 가만 보니까 장승포 장어의 유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가 않고 있더라구요. 일본 시장에서 그렇게 많이 소비되고 유통되었었는데, 이 좋은 장어가 그냥 이렇게 동네에서만 팔리고 널리 알려지지 않는 점이 마음에 걸리고 안타까워서 내가 서울에서 장사를 해본 경험이 있으니까 그걸 살려서 전국적으로 유통을 한번 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한번 해본 것이 지금 이렇게 되었어요. 과거에 시작할 당시에 장승포 장어집들이 위생상으로 좀 깔끔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물기 제거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포장도 그냥 봉지에 넣어서 팔리더라고. 그래서 나는 물기제거도 확실하게 하고 수건도 깔끔하게 삶아서 쓰고 또 포장도 진공포장기계를 도입해서 진공포장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소소하게 시작했는데 잘 팔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주변에서 와서 배워갈 정도로 장사가 잘 됐어요. 그래서 저는 노하우도 주변에 다 오픈 했어요. '내가 와서 장승포 장어 유통의 길을 열었고 우리 가게를 보고 주변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고 그렇게 장어 유통이 활발해졌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개인을 대상으로 유통을 하고 계신데 장승포 안의 가게나 음식점 이런 곳으로도 유통을 하고 계신가요?

장승포는 아니고 아주동에 일식집에서 가져가고 있고 서울에 텐동 전문점에 우리 장어를 가져가서 쓰고 김해, 대전, 서울, 광주, 전북에 거래처가 있어요. 


식당에가면 원산지 표시해두는데 보통은 국내산으로만 적혀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는것 같아요. 장어도 마찬가지로 생산이 되는 지역의 입장에서는 국내산보다는 장승포산으로 표기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원산지를 좀 더 깊숙이 알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되면 좋죠. 장승포 장어를 더 널리 알릴 수 있으니. 그렇게도 되는지 거래처에 한 번 이야기 해볼까요? (웃음)


평소에 일하시면서 무언가 개선해보고싶거나 시도해보고싶으신 일이 없으셨을까요?

있죠. 일본에는 있다고 하던데 장어 손질하는 기계 하나 들여보고 싶어요. 이게 보통 일이 아니거든. 물량이 많을 때는 10시간씩 서 있어야하고 장어가 또 힘이 좋으니까. 기계가 있으면 조금 수월하게 손질을 할 수 있으니까요.


 



ㅣ다음 세대를 위한 조언


장승포에 누군가 들어와서 살겠다 했을 때 '이런 일 한 번 같이 해보고 싶다' 하시는 것들이 있으실까요?

내가 가진 노하우를 가르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알선해준다든가 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열심히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하죠.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살려고 노력하면 배도 좀 타고 2~3년 배워서 경험을 쌓아서 자금 지원 받고 배 사업 시작하면 앞으로 희망이 있어요. 힘들면 안 하려고 하는게 문제지. 본인이 얼마나 성실히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니까요.

 

외지에서 장승포로 들어오는 사람들과 원주민들이 협업이나 활동을 한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어떤 자세가 필요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 어디 살더라도 어른들한테 인사 잘 하고 본인이 성실하면 귀여움 받고 하는 거지 뭐 다른게 있을까요? 인생살이 다 기본이 중요하지요.





다음 인터뷰로 누구를 지목하시겠습니까?

장승포 장어의 유통을 책임지고 있는 이청우 택배 기사님과 장승포에서 장어 어업을 하고 계신 바다 사나이 임창현 원정호 선장님을 다음 인터뷰로 지목하겠습니다!





ISSUE :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항구마을, 어촌에는 '수산업'만 있을까?
'수산업'으로 대표되는 항구마을, 어촌사회에도
다양한 역할과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배를 타는 분, 수산물을 유통·가공하는 분,
그러한 분들을 서포트 하는 분, 그리고 그곳에서 상업활동,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분 등.

항구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다만...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두 번째 인터뷰 주자가 누가 될지는
첫 번째 인터뷰를 해보아야 알 수 있는...!

인터뷰이가 그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릴레이 인터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순서대로 따라가다보면 항구마을에
넓게 퍼져있는 관계의 그물망이 보일지도요!




ㅣ진행 : 박황미

ㅣ촬영 : 손유진

ㅣ편집 : 박황미, 손유진, 김주하



본 릴레이 인터뷰는 <해양수산부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장승포권역)>의 일환으로 운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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