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사나이'에 대한 로망을 품고 시작한
선장으로서의 두 번째 인생
여섯 번째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원정호를 이끌고 장승포의 장어 어업을 하고 계신 임창현 선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임창현 선장님은 택시기사로 오랜 업을 유지하시다가 선장이라는 오랜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바다 사나이로 두번째 인생을 살고 계신 멋진 분이셨어요.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생생한 어업인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볼까요!
ㅣ원정호의 선장, 임창현
안녕하세요! 선장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장승포에 거주하고 있고, 지금 통발 배 운영하고 있는 선주 겸 선장 임창현입니다.
원정호가 하고있는 일에 대해 상세히 듣고 싶어요.
우리 원정호는 지심도를 기준으로 가깝게는 1마일, 동서 혹은 남북으로 1,600m 정도의 거리, 멀게는 7마일 정도 떨어진 홍도 또는 부산 방향으로 가면 남형제섬 근해에서 주로 조업을 나가고 있고 통발을 이용해 장어를 어획하고 있습니다.
선장님 만나러 오는 길에 정박된 배들을 둘러보다 보니 배마다 연안 통발, 연안자망, 연안 복합 이런 표식들이 붙어있더라고요. 등록증 같은 것인가요?
쉽게 말해 자동차 면허증 생각하면 돼요. 1종 보통을 가지고 있으면 오토바이부터 1톤 트럭까지 운전할 수 있죠. 그보다 한 단계 아래 수준 운전이 가능한데 대형 트럭은 못 몰아요. 그렇듯이 어업을 해도 면허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복합, 통발, 자망, 새우 조망, 기타 호망, 낭장망 등 면허가 갖가지 정해져 있습니다. 복합이라고 되어있는 배의 경우 ‘나는 복합을 가지고 있으니 복합에 준하는 어업만 할 수 있다고’ 하는 약속입니다.
자망과 통발, 복합에 대해 설명을 조금 더 해주신다면?
자망은 행정적인 용어이고 걸망이라고도 하고 지역마다 어업을 이어오시던 어르신들이 습관대로 불러왔던 대로 부르기 때문에 용어가 조금씩 달라요. 일반적으로 그물을 이용해 잡는 것을 자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통발은 장어를 잡는 대포 통발, 게 잡는 동그란 통발, 대형 사각의 자망처럼 큰 통발 등 통발의 종류가 다양한데 아울러서 통발이라 통칭하고 우리가 어획에 적합한 형태를 선택하는 거예요. 복합으로는 낚시와 문어 단지 어업을 할 수 있고.
어획한 물량이 전부 다 수협으로 가는 것은 아니죠? 어종별로 유통 판로가 조금씩 다를 것 같은데?
네, 안타깝게도 거제시 장승포 수협의 위판장은 생물을 위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항만이 역사가 오래된 국가항인데 더불어 항만 시설들도 오래된 편이어서위판에 대한 부분은 낙후된 편이라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통영에 가서 위판을 하거나 여건이 안될 경우에는 주로 물차를 불러서 중간 마진을 주면서 그렇게 개인적으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ㅣ원정호의 하루일과
어업을 나가시는 날의 하루일과가 궁금해요.
보통 9시 반 정도에 기상을 하고 10시쯤 배로 출근합니다. 장어가 야행성이기 때문에 자망어업하시는 분들처럼 새벽3시 이렇게 일찍 움직이는 편은 아니고. 배에 나오면 먼저 밑밥을 준비합니다. 정어리나 오징어, 멸치를 이용하는 편이고 녹이든 망치로 두드리든 배에 가져나가기 편하게 준비해서 통발 속에 넣으면 보통 오후 1시나 1시 반쯤 돼요. 그리고 출항을 합니다. 보통 목적지에 2시에서 2시 반 사이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고 가고자 하는 포인트에 도착하면 작업을 시작 합니다. 제일 먼저 어장을 뿌리는데 뱃사람들 말로 묵힌다고 표현하거든요. 어장을 뿌려서 물 속에서 묵힌다. 장어는 후각이 예민한 편이기 때문에 3시간 정도면 들어와요. 묵히는 동안에는 한숨 돌리거나 낮잠을 자기도 하고 밥도 챙겨 먹고. 그리고 저녁에 7시 반이나 8시 되면 어장을 거두기 시작해요. 보통 다 끝나면 새벽 1시에서 2시 정도 되거든요. 그러면 이제 뭍으로 들어옵니다. 새벽에 들어와서는 잡은 고기 살리려고 떠서 망조리에 넣어 배에 거는 작업을 하면 마무리가 되는데. 집에 잠시 갔다가 아침에 물차 도착 시간에 맞춰서 다시 나와서 물차에 고기 넣어 주면 하루 일과가 끝납니다.
보통의 일반인보다 하루를 엄청 길게 사시는 거네요?
네, 그렇죠. 그러니까 노동 강도가 높은 편이긴하죠. 노동의 질은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또 그만큼 휴식도 많다고 볼 수 있어요. 바다가 사무실이고 자연과의 싸움이니까. 특히 여기 장승포 해역은 대마도 말고는 뭐가(지형지물이) 없어요. 그래서 동쪽에서 오는 샛바람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아요. 바람이 14노트만 되어도 파도가 1m 넘게 커지니까 조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요. 다른 지역에 비해서 한 달에 12일 내지 15일 이상 조업하기가 너무 너무 힘들어요. 한 달의 반을 조업을 못하는 거죠. 그래서 날씨가 허락하면 열흘이고 계속 이어서 나가야 합니다. 그 뒤에 날씨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기회가 왔을 때 힘들어도 좀 참고 하루에 세 네 시간 자더라도 쭉 하는 거죠.
가고자 하는 포인트를 정해서 조업을 나가신다고 하셨는데, 포인트는 어떻게 정해서,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요?
조업 활동을 위해 어선을 타고 나갈 때마다 출˙입항 신고를 해요. 바다는 항상 사고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래서 바다로 출입하는 모든 어선은 관리가 되고 있어요. 여기 보시면 이게 V-pass 라는 어선의 위치를 발신하는 장치입니다. 고속도로 하이 패스처럼 자동으로 출입항 신고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있고 위급 시에는 이것만 손에서 놓지 않으면 돼요. 내 위치를 발신하는 긴급구조신호를 자동으로 보내는 기능이 있거든요. 제가 시동을 걸고 V-pass를 켜면 해경에서는 ‘아, 원정호가 시동걸고 나가네’ 하고 확인할 수 있어요. 작은 배들도 반드시 달아야 하고.
ㅡ V-pass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는 모습!
AIS라는 다른 장치도 있어요. AIS의 기능은 해경에서도 보지만 다른 배들끼리 자동으로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장치인데, 서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죠. 그것을 실행시키는 프로타라는 기계가 있는데 내 배와 조업 중인 배의 위치를 프로타를 통해 다 알 수 있어요. 어느 포인트에 가면 잘 잡힌다는 건 이미 다 알고 있고 내가 프로타를 통해 원하는 포인트로 가고 있는데 거기서 이미 조업 중인 배가 있다 그러면 그때는 무전기를 잡고 상대 배와 교신을 하죠. 상대가 위도와 경도 몇 분 몇 초에 어장을 넣었다 라고 이야기하면 나는 그럼 거기에서 10초 정도 비껴서 어장을 넣겠다. 이렇게 해서 위치를 잡고 운영을 합니다.
가끔 막잡이로 조업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시기는 한데 서로 침범말고 지킬 것은 지켜가며 하는 것이 시대에도 맞는 일 아니겠습니까?
ㅣ뱃사람으로 다시 시작한 인생 2막
선장님께서는 누구에게 이 일을 배우셨어요?
(마침 옆에 지나가다 인터뷰를 지켜보고 계셨던 세영호 선장님) 저 분한테 배웠어요. 동네 형님인데 경력이 상당히 오래되신 선장이에요. 저는 원래 개인택시를 23년을 했어요. 스물여덟 살 때부터 해서 40대 중반까지.
그럼 어떤 계기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나는 과거 어릴 적부터 로망이 있었어요. 나도 배를 가지고 선장을 해보고 싶다 했었는데 문득 40대 중반에 들어서니까 지금 안 해보면 내 인생에 후회할 것 같아서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배를 하려고 마음먹고 남해, 제주도, 울산에 울진, 외포 뭐 이렇게 이 배 저 배 다 타보고 실습해보고 많이 배우러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택시는 택시대로 하면서 준비했어요. 집사람과 합의 하에. 남해가서 낙지 배, 울진가서 홍게 배, 제주도에서 갈치 배 다양하게 타보고 경험하면서 고심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내 배에서 할 어종을 선택해야 하니까. 남해에는 조업 구역에 어장이 포화 상태여서 외지인이 들어갈 틈이 없었고, 제주는 바다가 쎄다 보니 배들이 엄청 커요. 배가 크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계산기 두드려 보니 답이 없었고. 너무 폐쇄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접근이 어려운 지역도 있더라고요. 그렇게 최종적으로 장승포를 선택한 이유가 저도 이 지역 사람이라 인맥도 충분히 있고 장어가 또 치수 제한만 있지 금어기 기간이 없어서 조업하기도 좋고 해서 저 분(세영호 선장님)한테 완전 스파르타로 배웠죠.
선장님 직업 만족도가 상당히 높으시겠어요! 꿈을 이루셨으니까.(웃음) 직업만족도 '상/중/하' 중에 선택해 주신다면?
저는 상이죠. 택시할 때 생각해보면 몸은 편하잖아요. 추우면 히터틀고 더우면 에어컨 틀고 손님한테 스트레스 받으면 잠시 정차해서 커피 한 잔 먹으면 되는 거고. 그런데 그 편한 거 이전에 제게는 이 바다 일이 메리트가 있어요. 그냥 바다 냄새를 맡으면 좋아요.
일반적으로 뱃일이 힘들다는 인식이 있잖아요. 내국인은 힘들어서 뱃일을 기피하고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가 필수 인력으로 자리잡았다고 들었어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또 함께 일하는. 선장님의 경우도 외국인 노동자 쓰고 계십니까?
저는 대학 졸업하고 좋은 직장 다니고 있던 제 아들 꼬셔서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 생활 안 지겹나?" 물으니 지겹다 해서 내려 왔어요. 그래서 선원으로 등록해서 저하고 같이 배 타고 있습니다.
선장님, 그리고 아드님 두 분 다 '마도로스의 DNA'를 가지고 계신건 아닌가요?
그건 모르겠지만 안 힘드나? 물으니까 안 힘들다고 하더라구요.(웃음)
선장님께서는 직접 찾아 다니시며 도제 교육을 받다시피 하시며 일을 배우셨다고 하셨는데 어업을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중계해 주는 시설이라든지 센터라든지 조직이나 그런 곳이 있습니까?
프로그램은 전국 어디를 가든 있어요. 어업인 학교도 있고... 다만 본인들이 자기한테 맞는 것을 찾아서 접근을 해야 하는데, 배를 타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접근을 하면 막상 일이 힘들고 어려우니까 포기를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또 지역에서 정착하고 싶은데 텃세도 심한 경우도 있거든요. 농업, 축산업, 어업은 기본적으로 먹는 사업이니까 먹는 거 포기하는 나라는 망하게 돼 있어요. 그래서 국가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잘해서 (귀어)시스템은 잘 되어있는 편이라서 (귀어 희망자가)잘 정착하지 못하는 건 마냥 지역의 문제라고 만은 보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선장으로써 내렸던 가장 어려웠던 결정, 보람되었던 때, 힘들었던 때를 각각 꼽아주신다면?
어려웠던 결정은 어장올릴 때 어쩔 수 없이 줄을 끊어야 할 때 가장 어렵죠. 장애물이 많다 보면 칼로 어장을 칼로 뗄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하거든요. 보람되었던 순간은 처음 조업 나오던 시절에 집사람과 약속했던 금액이 있었는데 그거 벌어서 갖다줬는데 집사람이 행복해 했을 때. 힘들었던 순간은 어장이 자꾸 끊어지고 조업이 어려운 날 귀가가 자꾸 늦어질 때죠.
체력이 중요할 것 같은데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예전에 어르신들 보면 힘이 들어도 묵묵히 일하시잖아요. 그런 어르신들의 마인드는 분명 배울 만 하죠. 그런데 조업하다 보면 답답한 점이 아주 간단한 기계를 설치하면 힘도 덜 들고 기계가 다 해주는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잘 못하시는 것 같아요. 세상은 점점 바뀌니까 일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하거든요. 기술을 접목해서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체력 관리죠. 체력 관리한다고 산에 왔다 갔다 하면 뭐 합니까. 일이 힘든데. 따로 체력관리 보다는 일을 현대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마인드를 바꿔야 해요.
배 이름 짓기에도 철학이 있다고 들었어요. 외국의 경우에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여신, 딸이나 연인의 이름같은 여성의 이름으로 짓는다고 알고 있는데, 원정호라는 이름을 지으실 때 염두에 두신 부분이나 이름에 담으신 의미가 궁금해요!
저는 만선을 비는 의미나 철학을 생각해서 지은 것은 아니고 우리 딸, 아들 이름 한 글자씩 붙여서 원정호라고 지었어요. 저기 옆에 있는 세영호는 자식들 이름이 세 자 돌림이라서 배가 셋째 자식이라고 지은 이름이예요. 배 이름 들어보면 재미있는 것 참 많아요.
ㅣ어업인의 일상에 관하여
어업을 하시는 분들 사이에도 커뮤니티나 모임이 있나요? 주로 어떤 방법을 이용해서 배, 어업과 관련된 정보들을 나누고 계신가요?
주변의 선장들끼리, 좋은 사람들끼리 술 한잔 먹거나 하는 자리에서 이 기계 좋더라 이런 방법도 있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이 오고 가며 공유할 뿐이지. 따로 모임이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라든가 환경이 있으면 하는 마음은 가지고 있죠.
배라는 공간의 특수성때문에 제대로 갖추어 식사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식사는 어떻게 해 드시나요? 뱃일 나가서 주로 드시는 음식이라든지 배에서 해 먹는 특식 같은 먹거리가 있으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장어 조업을 하다 보니까 장어국에 밥해서 장어탕을 직접 끓여 먹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장어를 싫어해요. 장어만 먹으면 배탈이 나고 쳐다도 보기 싫은게 장어예요.(웃음) 저는 그냥 집에서 된장찌개나 김치찌개하고 반찬 싸 가지고 와서 여기 넣어뒀다가 데워 먹어요. 김치는 저기 냉장고 안에 넣어놓고. 뱃사람 말로 시쿠미 챙겼나? 하거든요. 부식을 챙기는 일. 보통 2~3일 정도 먹을 양을 채워놓고 다닙니다.
흔히 어부병이라고 부르는 질병, 근골격계문제, 자외선으로 인한 시각 문제 등 바다라는 아름답지만 거친 환경에서 일하면서 발생하는 고질병이 있다면?
통발을 자꾸 쥐니까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 같은 증상들이 많이 있죠. 근육들을 반복적인 사용하다 보니 손상이 생길 수 밖에 없죠.
직업병은 어떤 의미로는 산업재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의료, 보건 복지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건강검진, 예방 차원에서 접근을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암 검진 하듯이.
ㅣ어업인의 삶의 개선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점
요즘말로 힙한 작업복을 입고 작업도구들도 갖추어서 건조한 환경에 대비해 핸드크림을 바르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썬크림을 바르는 루틴을 선장님의 일상에 도입해 보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그건 우리 아들한테 추천하고 싶네요. 나는 그냥 지금 이대로 만족스러워요.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이 생활서비스를 개선하는 것들을 중점으로 생각하는 사업이라 어업의 만족도 향상이라는 차원에서 의견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늘 하나 아쉽게 생각해 오던 부분이 있어요. 장승포가 국가항이다보니 겪는 불편함인데 외지에 큰 배들이 철따라 들어 왔다 나갔다 해요. 그런 배들이 자리를 차지하면 기존에 있는 지역 주민들의 배가 갈 곳이 없어요. 1년 내내 이런 불편함들이 발생하는데 아무리 국제항이라도 지역 주민의 편의는 좀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이런 질서들이 좀 갖춰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평소 선장으로써 배를 운영하실때 느끼셨던 한계나 문제점, 불편하지만 내가 직접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대상과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협업보다는 시스템이 좀 갖춰졌으면 하는 부분이 있어요. 아까 장어 유통을 개인적으로 물차를 불러서 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물차를 부를 때 적정 값을 알 수 있는 데이터나 정보가 모이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해요. 물차가 부르는 대로 값이 형성되다보니까 저울이 기울어져 있어도 우리는 알 수가 없어요. 그런 구조가 좀 갖춰지면 접근하기가 좀 좋지 않겠나 합니다.
선장님께서는 로망을 이루셨잖아요. 지역사회에 들어와서 어업을 배우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일단 자기한테 가장 맞는 걸 선택해야 됩니다. 조업을 하면서 자기한테 정말 맞는지를 잘 봐야하고. 또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잖아요. 지역사회에 잘 녹아들어 올 수 있는 태도나 성격도 중요하고.
앞으로 어업의 전망, 비전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대구 같은 회유성 어종의 경우에는 앞으로도 전망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치어를 방류하지 않는 장어같은 어종은 갈수록 어려울 것 같고.
선장님의 앞으로 계획은?
저는 확장에 대한 생각은 없고 그저 내 오랜 로망을 이루었기때문에 이대로가 만족스럽고 행복합니다.
그 다음 인터뷰이를 추천해주신다면?
바다택시를 운영하는 '박영갑 회장님'을 추천합니다.
'바다 사나이'에 대한 로망을 품고 시작한
선장으로서의 두 번째 인생
여섯 번째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원정호를 이끌고 장승포의 장어 어업을 하고 계신 임창현 선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임창현 선장님은 택시기사로 오랜 업을 유지하시다가 선장이라는 오랜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바다 사나이로 두번째 인생을 살고 계신 멋진 분이셨어요.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생생한 어업인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볼까요!
ㅣ원정호의 선장, 임창현
안녕하세요! 선장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장승포에 거주하고 있고, 지금 통발 배 운영하고 있는 선주 겸 선장 임창현입니다.
원정호가 하고있는 일에 대해 상세히 듣고 싶어요.
우리 원정호는 지심도를 기준으로 가깝게는 1마일, 동서 혹은 남북으로 1,600m 정도의 거리, 멀게는 7마일 정도 떨어진 홍도 또는 부산 방향으로 가면 남형제섬 근해에서 주로 조업을 나가고 있고 통발을 이용해 장어를 어획하고 있습니다.
선장님 만나러 오는 길에 정박된 배들을 둘러보다 보니 배마다 연안 통발, 연안자망, 연안 복합 이런 표식들이 붙어있더라고요. 등록증 같은 것인가요?
쉽게 말해 자동차 면허증 생각하면 돼요. 1종 보통을 가지고 있으면 오토바이부터 1톤 트럭까지 운전할 수 있죠. 그보다 한 단계 아래 수준 운전이 가능한데 대형 트럭은 못 몰아요. 그렇듯이 어업을 해도 면허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복합, 통발, 자망, 새우 조망, 기타 호망, 낭장망 등 면허가 갖가지 정해져 있습니다. 복합이라고 되어있는 배의 경우 ‘나는 복합을 가지고 있으니 복합에 준하는 어업만 할 수 있다고’ 하는 약속입니다.
자망과 통발, 복합에 대해 설명을 조금 더 해주신다면?
자망은 행정적인 용어이고 걸망이라고도 하고 지역마다 어업을 이어오시던 어르신들이 습관대로 불러왔던 대로 부르기 때문에 용어가 조금씩 달라요. 일반적으로 그물을 이용해 잡는 것을 자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통발은 장어를 잡는 대포 통발, 게 잡는 동그란 통발, 대형 사각의 자망처럼 큰 통발 등 통발의 종류가 다양한데 아울러서 통발이라 통칭하고 우리가 어획에 적합한 형태를 선택하는 거예요. 복합으로는 낚시와 문어 단지 어업을 할 수 있고.
어획한 물량이 전부 다 수협으로 가는 것은 아니죠? 어종별로 유통 판로가 조금씩 다를 것 같은데?
네, 안타깝게도 거제시 장승포 수협의 위판장은 생물을 위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항만이 역사가 오래된 국가항인데 더불어 항만 시설들도 오래된 편이어서위판에 대한 부분은 낙후된 편이라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통영에 가서 위판을 하거나 여건이 안될 경우에는 주로 물차를 불러서 중간 마진을 주면서 그렇게 개인적으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ㅣ원정호의 하루일과
어업을 나가시는 날의 하루일과가 궁금해요.
보통 9시 반 정도에 기상을 하고 10시쯤 배로 출근합니다. 장어가 야행성이기 때문에 자망어업하시는 분들처럼 새벽3시 이렇게 일찍 움직이는 편은 아니고. 배에 나오면 먼저 밑밥을 준비합니다. 정어리나 오징어, 멸치를 이용하는 편이고 녹이든 망치로 두드리든 배에 가져나가기 편하게 준비해서 통발 속에 넣으면 보통 오후 1시나 1시 반쯤 돼요. 그리고 출항을 합니다. 보통 목적지에 2시에서 2시 반 사이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고 가고자 하는 포인트에 도착하면 작업을 시작 합니다. 제일 먼저 어장을 뿌리는데 뱃사람들 말로 묵힌다고 표현하거든요. 어장을 뿌려서 물 속에서 묵힌다. 장어는 후각이 예민한 편이기 때문에 3시간 정도면 들어와요. 묵히는 동안에는 한숨 돌리거나 낮잠을 자기도 하고 밥도 챙겨 먹고. 그리고 저녁에 7시 반이나 8시 되면 어장을 거두기 시작해요. 보통 다 끝나면 새벽 1시에서 2시 정도 되거든요. 그러면 이제 뭍으로 들어옵니다. 새벽에 들어와서는 잡은 고기 살리려고 떠서 망조리에 넣어 배에 거는 작업을 하면 마무리가 되는데. 집에 잠시 갔다가 아침에 물차 도착 시간에 맞춰서 다시 나와서 물차에 고기 넣어 주면 하루 일과가 끝납니다.
보통의 일반인보다 하루를 엄청 길게 사시는 거네요?
네, 그렇죠. 그러니까 노동 강도가 높은 편이긴하죠. 노동의 질은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또 그만큼 휴식도 많다고 볼 수 있어요. 바다가 사무실이고 자연과의 싸움이니까. 특히 여기 장승포 해역은 대마도 말고는 뭐가(지형지물이) 없어요. 그래서 동쪽에서 오는 샛바람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아요. 바람이 14노트만 되어도 파도가 1m 넘게 커지니까 조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요. 다른 지역에 비해서 한 달에 12일 내지 15일 이상 조업하기가 너무 너무 힘들어요. 한 달의 반을 조업을 못하는 거죠. 그래서 날씨가 허락하면 열흘이고 계속 이어서 나가야 합니다. 그 뒤에 날씨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기회가 왔을 때 힘들어도 좀 참고 하루에 세 네 시간 자더라도 쭉 하는 거죠.
가고자 하는 포인트를 정해서 조업을 나가신다고 하셨는데, 포인트는 어떻게 정해서,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요?
조업 활동을 위해 어선을 타고 나갈 때마다 출˙입항 신고를 해요. 바다는 항상 사고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래서 바다로 출입하는 모든 어선은 관리가 되고 있어요. 여기 보시면 이게 V-pass 라는 어선의 위치를 발신하는 장치입니다. 고속도로 하이 패스처럼 자동으로 출입항 신고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있고 위급 시에는 이것만 손에서 놓지 않으면 돼요. 내 위치를 발신하는 긴급구조신호를 자동으로 보내는 기능이 있거든요. 제가 시동을 걸고 V-pass를 켜면 해경에서는 ‘아, 원정호가 시동걸고 나가네’ 하고 확인할 수 있어요. 작은 배들도 반드시 달아야 하고.
ㅡ V-pass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는 모습!
AIS라는 다른 장치도 있어요. AIS의 기능은 해경에서도 보지만 다른 배들끼리 자동으로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장치인데, 서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죠. 그것을 실행시키는 프로타라는 기계가 있는데 내 배와 조업 중인 배의 위치를 프로타를 통해 다 알 수 있어요. 어느 포인트에 가면 잘 잡힌다는 건 이미 다 알고 있고 내가 프로타를 통해 원하는 포인트로 가고 있는데 거기서 이미 조업 중인 배가 있다 그러면 그때는 무전기를 잡고 상대 배와 교신을 하죠. 상대가 위도와 경도 몇 분 몇 초에 어장을 넣었다 라고 이야기하면 나는 그럼 거기에서 10초 정도 비껴서 어장을 넣겠다. 이렇게 해서 위치를 잡고 운영을 합니다.
가끔 막잡이로 조업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시기는 한데 서로 침범말고 지킬 것은 지켜가며 하는 것이 시대에도 맞는 일 아니겠습니까?
ㅣ뱃사람으로 다시 시작한 인생 2막
선장님께서는 누구에게 이 일을 배우셨어요?
(마침 옆에 지나가다 인터뷰를 지켜보고 계셨던 세영호 선장님) 저 분한테 배웠어요. 동네 형님인데 경력이 상당히 오래되신 선장이에요. 저는 원래 개인택시를 23년을 했어요. 스물여덟 살 때부터 해서 40대 중반까지.
그럼 어떤 계기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나는 과거 어릴 적부터 로망이 있었어요. 나도 배를 가지고 선장을 해보고 싶다 했었는데 문득 40대 중반에 들어서니까 지금 안 해보면 내 인생에 후회할 것 같아서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배를 하려고 마음먹고 남해, 제주도, 울산에 울진, 외포 뭐 이렇게 이 배 저 배 다 타보고 실습해보고 많이 배우러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택시는 택시대로 하면서 준비했어요. 집사람과 합의 하에. 남해가서 낙지 배, 울진가서 홍게 배, 제주도에서 갈치 배 다양하게 타보고 경험하면서 고심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내 배에서 할 어종을 선택해야 하니까. 남해에는 조업 구역에 어장이 포화 상태여서 외지인이 들어갈 틈이 없었고, 제주는 바다가 쎄다 보니 배들이 엄청 커요. 배가 크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계산기 두드려 보니 답이 없었고. 너무 폐쇄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접근이 어려운 지역도 있더라고요. 그렇게 최종적으로 장승포를 선택한 이유가 저도 이 지역 사람이라 인맥도 충분히 있고 장어가 또 치수 제한만 있지 금어기 기간이 없어서 조업하기도 좋고 해서 저 분(세영호 선장님)한테 완전 스파르타로 배웠죠.
선장님 직업 만족도가 상당히 높으시겠어요! 꿈을 이루셨으니까.(웃음) 직업만족도 '상/중/하' 중에 선택해 주신다면?
저는 상이죠. 택시할 때 생각해보면 몸은 편하잖아요. 추우면 히터틀고 더우면 에어컨 틀고 손님한테 스트레스 받으면 잠시 정차해서 커피 한 잔 먹으면 되는 거고. 그런데 그 편한 거 이전에 제게는 이 바다 일이 메리트가 있어요. 그냥 바다 냄새를 맡으면 좋아요.
일반적으로 뱃일이 힘들다는 인식이 있잖아요. 내국인은 힘들어서 뱃일을 기피하고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가 필수 인력으로 자리잡았다고 들었어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또 함께 일하는. 선장님의 경우도 외국인 노동자 쓰고 계십니까?
저는 대학 졸업하고 좋은 직장 다니고 있던 제 아들 꼬셔서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 생활 안 지겹나?" 물으니 지겹다 해서 내려 왔어요. 그래서 선원으로 등록해서 저하고 같이 배 타고 있습니다.
선장님, 그리고 아드님 두 분 다 '마도로스의 DNA'를 가지고 계신건 아닌가요?
그건 모르겠지만 안 힘드나? 물으니까 안 힘들다고 하더라구요.(웃음)
선장님께서는 직접 찾아 다니시며 도제 교육을 받다시피 하시며 일을 배우셨다고 하셨는데 어업을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중계해 주는 시설이라든지 센터라든지 조직이나 그런 곳이 있습니까?
프로그램은 전국 어디를 가든 있어요. 어업인 학교도 있고... 다만 본인들이 자기한테 맞는 것을 찾아서 접근을 해야 하는데, 배를 타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접근을 하면 막상 일이 힘들고 어려우니까 포기를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또 지역에서 정착하고 싶은데 텃세도 심한 경우도 있거든요. 농업, 축산업, 어업은 기본적으로 먹는 사업이니까 먹는 거 포기하는 나라는 망하게 돼 있어요. 그래서 국가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잘해서 (귀어)시스템은 잘 되어있는 편이라서 (귀어 희망자가)잘 정착하지 못하는 건 마냥 지역의 문제라고 만은 보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선장으로써 내렸던 가장 어려웠던 결정, 보람되었던 때, 힘들었던 때를 각각 꼽아주신다면?
어려웠던 결정은 어장올릴 때 어쩔 수 없이 줄을 끊어야 할 때 가장 어렵죠. 장애물이 많다 보면 칼로 어장을 칼로 뗄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하거든요. 보람되었던 순간은 처음 조업 나오던 시절에 집사람과 약속했던 금액이 있었는데 그거 벌어서 갖다줬는데 집사람이 행복해 했을 때. 힘들었던 순간은 어장이 자꾸 끊어지고 조업이 어려운 날 귀가가 자꾸 늦어질 때죠.
체력이 중요할 것 같은데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예전에 어르신들 보면 힘이 들어도 묵묵히 일하시잖아요. 그런 어르신들의 마인드는 분명 배울 만 하죠. 그런데 조업하다 보면 답답한 점이 아주 간단한 기계를 설치하면 힘도 덜 들고 기계가 다 해주는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잘 못하시는 것 같아요. 세상은 점점 바뀌니까 일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하거든요. 기술을 접목해서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체력 관리죠. 체력 관리한다고 산에 왔다 갔다 하면 뭐 합니까. 일이 힘든데. 따로 체력관리 보다는 일을 현대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마인드를 바꿔야 해요.
배 이름 짓기에도 철학이 있다고 들었어요. 외국의 경우에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여신, 딸이나 연인의 이름같은 여성의 이름으로 짓는다고 알고 있는데, 원정호라는 이름을 지으실 때 염두에 두신 부분이나 이름에 담으신 의미가 궁금해요!
저는 만선을 비는 의미나 철학을 생각해서 지은 것은 아니고 우리 딸, 아들 이름 한 글자씩 붙여서 원정호라고 지었어요. 저기 옆에 있는 세영호는 자식들 이름이 세 자 돌림이라서 배가 셋째 자식이라고 지은 이름이예요. 배 이름 들어보면 재미있는 것 참 많아요.
ㅣ어업인의 일상에 관하여
어업을 하시는 분들 사이에도 커뮤니티나 모임이 있나요? 주로 어떤 방법을 이용해서 배, 어업과 관련된 정보들을 나누고 계신가요?
주변의 선장들끼리, 좋은 사람들끼리 술 한잔 먹거나 하는 자리에서 이 기계 좋더라 이런 방법도 있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이 오고 가며 공유할 뿐이지. 따로 모임이 있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라든가 환경이 있으면 하는 마음은 가지고 있죠.
배라는 공간의 특수성때문에 제대로 갖추어 식사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식사는 어떻게 해 드시나요? 뱃일 나가서 주로 드시는 음식이라든지 배에서 해 먹는 특식 같은 먹거리가 있으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장어 조업을 하다 보니까 장어국에 밥해서 장어탕을 직접 끓여 먹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장어를 싫어해요. 장어만 먹으면 배탈이 나고 쳐다도 보기 싫은게 장어예요.(웃음) 저는 그냥 집에서 된장찌개나 김치찌개하고 반찬 싸 가지고 와서 여기 넣어뒀다가 데워 먹어요. 김치는 저기 냉장고 안에 넣어놓고. 뱃사람 말로 시쿠미 챙겼나? 하거든요. 부식을 챙기는 일. 보통 2~3일 정도 먹을 양을 채워놓고 다닙니다.
흔히 어부병이라고 부르는 질병, 근골격계문제, 자외선으로 인한 시각 문제 등 바다라는 아름답지만 거친 환경에서 일하면서 발생하는 고질병이 있다면?
통발을 자꾸 쥐니까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 같은 증상들이 많이 있죠. 근육들을 반복적인 사용하다 보니 손상이 생길 수 밖에 없죠.
직업병은 어떤 의미로는 산업재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의료, 보건 복지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건강검진, 예방 차원에서 접근을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암 검진 하듯이.
ㅣ어업인의 삶의 개선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점
요즘말로 힙한 작업복을 입고 작업도구들도 갖추어서 건조한 환경에 대비해 핸드크림을 바르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썬크림을 바르는 루틴을 선장님의 일상에 도입해 보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그건 우리 아들한테 추천하고 싶네요. 나는 그냥 지금 이대로 만족스러워요.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이 생활서비스를 개선하는 것들을 중점으로 생각하는 사업이라 어업의 만족도 향상이라는 차원에서 의견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늘 하나 아쉽게 생각해 오던 부분이 있어요. 장승포가 국가항이다보니 겪는 불편함인데 외지에 큰 배들이 철따라 들어 왔다 나갔다 해요. 그런 배들이 자리를 차지하면 기존에 있는 지역 주민들의 배가 갈 곳이 없어요. 1년 내내 이런 불편함들이 발생하는데 아무리 국제항이라도 지역 주민의 편의는 좀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이런 질서들이 좀 갖춰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평소 선장으로써 배를 운영하실때 느끼셨던 한계나 문제점, 불편하지만 내가 직접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대상과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협업보다는 시스템이 좀 갖춰졌으면 하는 부분이 있어요. 아까 장어 유통을 개인적으로 물차를 불러서 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물차를 부를 때 적정 값을 알 수 있는 데이터나 정보가 모이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해요. 물차가 부르는 대로 값이 형성되다보니까 저울이 기울어져 있어도 우리는 알 수가 없어요. 그런 구조가 좀 갖춰지면 접근하기가 좀 좋지 않겠나 합니다.
선장님께서는 로망을 이루셨잖아요. 지역사회에 들어와서 어업을 배우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일단 자기한테 가장 맞는 걸 선택해야 됩니다. 조업을 하면서 자기한테 정말 맞는지를 잘 봐야하고. 또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잖아요. 지역사회에 잘 녹아들어 올 수 있는 태도나 성격도 중요하고.
앞으로 어업의 전망, 비전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대구 같은 회유성 어종의 경우에는 앞으로도 전망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치어를 방류하지 않는 장어같은 어종은 갈수록 어려울 것 같고.
선장님의 앞으로 계획은?
저는 확장에 대한 생각은 없고 그저 내 오랜 로망을 이루었기때문에 이대로가 만족스럽고 행복합니다.
그 다음 인터뷰이를 추천해주신다면?
바다택시를 운영하는 '박영갑 회장님'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