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NO.8 : 이청우 장어 택배기사님을 만났어요!

어촌앵커조직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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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마을'의 택배 기사, 어떤 점이 다를까?


일곱 번째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주자는 능포와 장승포 내에서 택배 유통을 하고 계신 이청우 택배 기사님입니다!
지난 번 인터뷰이셨던 장승포수산의 김민정 대표님이 소개 해주셨는데요, 장승포수산의 장어 유통을 전담하고 계시기도 해요.


실제로 장승포를 거닐다 보면 장승포수산, 장어 홍보물이 붙은 기사님의 트럭을 자주 발견하곤 해요.
이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인터뷰를 계기로 장승포, 능포를 오가는 택배차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답니다!


기사님은 택배를 시작하신지 10년 가까이 되셨는데요, 일반 택배는 물론 지역의 장어 유통을 꽉 잡고 게셨죠!
인터뷰 내용 중 "거의 하루 종일 여기(장승포) 있다. 단지 이동을 하고 있을 뿐이다."라는 말씀이 굉장히 인상깊었어요.


쿠*, 대*통운 등 기업명이 커다랗게 적혀있는 택배 차량은 익숙합니다만,
이날 인터뷰를 통해 만난 항구마을의 택배 차량, 그리고 택배기사님은 좀 더 특별했습니다.

좀 더 진득하게 지역의 사장님들과 관계를 맺고 계시기도 하고, 지역업체를 홍보하는 움직이는 광고판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계셨거든요. :)

한편으로는 한 사람의 지역민으로서 항구마을의 유유자적함을 즐기는 분이시기도 했습니다.

그럼, 항구마을의 이청우 기사님의 일상과 생각을 함께 만나볼까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자기 소개 어떻게 하면됩니까? 해 본지가 오래 되어서(웃음). 저는 이청우라고 합니다. 택배를 한 지가 한 10년 가까이 되었고요. 주로 장승포, 능포 일대에서 직접 집하를 다니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 하시고 계신 일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주로 택배하면 배달만 다니는 것으로 알고 계신 것이 일반적인데, 제가 장승포수산에 전담으로 배송을 맡고 있는 중에 이 릴레이 인터뷰 주자로 선정이 되었잖아요. 장승포수산처럼 기본적으로 매일 나가는 물량이 있는 곳에 집하를 받아가는 방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반 택배 물량 배달만 하는 것보다 훨씬 벌이가 좋고 안정적이거든요. 처음 3년은 저도 배달만 다니다가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던 상황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집하를 하면 좀 낫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려면 거래처가 확보되어야 하잖아요. 승포, 능포 이 지역에 하나도 거래처가 없었어요. 일일이 명함을 돌리면서 영업을 다녔어요. 맨몸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제 고객이 한 500명 정도 되지 싶어요.


1명에서 500명이 되었다는게 말이 쉽지 안정화되기까지 어려웠을 것 같은데... 그럼 택배 이외에 다른 유통 관련 업종에 종사하신 경험을 가지고 시작하셨나요?

아뇨, 없습니다. 택배가 어떻게 보면 일종의 서비스업이거든요. 존칭과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어머니'하고 부르면서 고객들과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하죠. 서로 가정사까지 다 알 정도로 가까워진 분들도 계시고. 정직하고 친절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걸 인정해 준 한 사람의 하나가 두 개가 되고 두 개가 네 개가 되면서 고객층이 점차 두터워졌어요. 무에서 유를 창조했죠. 안정화되기까지 대리운전을 병행하기도 했고. 나름의 매력은 있는데. 시간대도 그렇고 힘들때도 있습니다.

 

장승포수산의 장어유통을 전담하고 계신데요, 어떤 계기로 전담을 하게 되셨나요?

제가 가만보니 장승포에서 꾸준하게 물량이 나오는 게 장어예요. 장어는 시즌에 영향을 안받고 특히 4월부터 10월까지는 영양도 풍부하고 제일 좋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찾는 사람들도 많고 객지에서 들어오는 주문도 많거든요. 장승포 내에 그렇게 장어 작업해서 택배로 판매를 하고 있는 업체가 총 20군데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냥 명함들고 찾아 갔죠.

 

명함을 찾아들고 다니실 당시에는 일면식도 없으셨던 상태셨을 것 같은데.

네, 저는 제가 스티커로 된 명함 드리면서 한번 해봅시다 했더니, "내일부터 오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거예요. 장승포수산 사장님과 제가 또 연배가 비슷하거든요. 살아온 과정이나 인생살이가 공감이 되는 세대라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면서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ㅡ 장승포에 있다보면 종종 발견하게 되는 이청우 택배기사님의 차량! 택배 차량 하나가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하기도 한답니다.


장승포 출신이 아니신 것 같은데 원래 출신이 어디세요? 또 어떻게 이주하시게 되었나요?

저는 현재 집은 거제시 고현동에 있고 매일 장승포, 능포 일대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출신지는 부산이고요. 여기온지 20년 된 것 같습니다. 장승포는 물론이고 거제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어요. 원래 부산에서 오랫동안 신문사 지국을 크게 운영하다가 그게 어려워지던 시점에 거제 장평에 신문지국 하나 운영을 맡아봐달라는 제안을 받고 거제에 오게 되었죠. 그 일 좀 하다가 택배로 전환을 하면서 전담지역으로 맡게 된 곳이 장승포와 능포였습니다.



장승포 내 장승포수산 외에 전담하시는 업체가 또 있나요?

저는 개인은 또 개인대로 집하를 받고 있어요. 일반 가정집도 확보된 고객층이 있기 때문에 요청이 오는 대로 다니고 있고요. 장승포에서 택배가 나올 물품은 아직은 장어 정도밖에 없어요. 통영의 굴처럼. 그래서 장승포수산 이외에도 장어를 취합하는 열 몇 곳정도 더 받고 있습니다.

 

보통 택배는 물건을 내가 포장해서 택배를 부치러 간다는 인식이 일반적인데 조금 다르게 하고 계신 점이 인상적이예요.

이런 기사들이 잘 없습니다.(웃음) 일일이 찾아가서 뵙고 물건 받아서 포장하고 엄청 수고스럽거든요. 문앞에 놓고 사진찍어 보내주면 끝나는데. 저는 오히려 그래서 일부러 더 그렇게 하고 있죠.

 

부지런한 하루를 보내고 계실 것 같아요! 기사님의 하루일과가 궁금해요.

일단 전화기는 24시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문의가 언제 올지 모르니까 잘 때에도 귀 옆에 놓고 자요. 보통은 오전에 10시 반 정도에는 장승포 능포 일대로 와요. 그때부터 오후 1시 정도까지는 일반 가정집을 다니고 있습니다. 장어집 돌려면 1시까지는 마무리가 되어야 하거든요. 장어가 생물이다 보니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배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장어 받는 시간은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정해 놓고 하고 있어요. 그러면 문동에 있는 택배 집하장으로 가서 상차를 시키고 나면 하루가 끝이 납니다.

 

쉬는 날은 주로 뭐 하세요? 능포나 장승포에서 즐기시는 취미는 없으세요?

낚시도 좋아하고 운동도 좋아하고 다 좋아합니다. 나이가 있다 보니 지금은 마음만 있고요. 낚시는 낚시도구를 차에 다 싣고 다닐 정도로 좋아해요. 주로 배타고 나가는 낚시를 좋아해서 이 일대에서 하고 있지는 않고 우리 손자가 올해 7살 되었는데 내가 작은 낚시대도 만들어주고 같이 여러 곳에 다니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또 바다로 가셨네요?(웃음)

동해는 또 남해와는 다른 멋이 있죠. 해안선도 다르고 파도 소리도 다르고.



이동이 잦은 직업의 특성 때문에 이곳 저곳 옮겨 다니실 것 같은데 장승포에서 머무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거의 하루 종일 여기 있습니다. 단지 이동을 하고 있을 뿐이죠.

 

평소에 장승포 능포 일대에 이런 생활서비스는 필요하다고 느끼셨던 부분이 있다면?

저는 평소에 손자와 보내는 시간이 많거든요. 교육, 문화시설이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놀 거리, 배울 거리가 너무 부족해요. 그러다 보니 전부 외지로 나가야 되고. 김해 정도만 가도 괜찮은 시설들은 있거든요. 같은 시대를 살고 있더라도 서울과 부산도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잖아요. 하물며 거제는 더 차이가 난다고 봐요. 아이들 키울 수 있는 시설도 시설이지만 일자리 문제도 예전처럼 조선소가 잘 돌아가서 좋은 일자리가 받쳐주면 젊은 층이 들어오는데 지금은 다 떠나서 빈집도 엄청나게 많거든요.



택배는 이제 우리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하나의 필수 요소가 되었어요. 온라인 구매로 소비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시나요?

물론이죠. 생활필수품까지 다 배달이 되잖아요. 얼마나 편리합니까?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보아도 확연해요. 거래처가 늘면 늘었지 빠지지는 않더라고요. 앞으로도 전망이 있다고 봅니다.


전망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향후를 어떻게 보고 계세요?

택배는 중요해져 왔고 앞으로도 점점 더 중요해 질거라 보고 있습니다. 칫솔하나도 배송되는 세상이니까요. 지금도 저도 한 10년만 더 일찍 했었으면 더 나았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기사님께서는 그럼 생활필수품, 물건들 주로 어떻게 구매하십니까? 지역에서 오프라인으로 구매하는 물품은 없어요?

저도 쓰는 테이프고 뭐고 모조리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죠. 상대적으로 온라인이 더 저렴할 때가 많죠. 



장승포 능포를 대표하는 지역자원을 꼽아보신다면?

장어가 유명하지만 통영도 장어가 많이 나고 있고... 통영하면 '굴'하는 것처럼, 장승포하면 '장어'다 하는 인식이나 영향력은 있지만, 아직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옆동네 능포에는 낚시 공원이 새로 조성이 되었는데 그 공간도 좀 더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조금 더 제대로된 투자가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그렇다면 점점 쇠퇴해가는 우리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관광자원은 많습니다. 그리고 얼마든지 제대로 만들 수 있다고 보고요. 개발이 제대로 안되고 있을 뿐이죠. 외부 사람들이 들어와서 돈을 쓸 수 있게 해주어야 활성화가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지역 출신들이 장승포와 능포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을 살리려고 힘을 합치는 것도 중요할 것 같고요.


직업 만족도를 상/중/하 중에 선택하신다면? 또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는?

저는 '중' 입니다. 이유는 힘이 들어서죠. 육체적인 부분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이 커요. 물량이 많은 시기에 제때 배송이 안 되는 경우가 생기면 고객들 클레임과 사고처리가 보통 어려운게 아니예요. 저를 믿고 배송을 맡겼는데 피치 못할 유통상의 사정 때문에 제때 처리가 안되는 경우 발생하면 미안하기도 하고 또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고통스럽긴 하죠.(웃음)



향후 장승포 능포에 들어와 활동하게 될 분들께 조언 한마디 해주신다면?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장승포수산 사장님처럼 지역에서 자리를 잡고 계신 좋은 분들과 연계를 해서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할 수 있는 판이 마련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ISSUE :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항구마을, 어촌에는 '수산업'만 있을까?
'수산업'으로 대표되는 항구마을, 어촌사회에도
다양한 역할과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배를 타는 분, 수산물을 유통·가공하는 분,
그러한 분들을 서포트 하는 분, 그리고 그곳에서 상업활동,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분 등.

항구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다만...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두 번째 인터뷰 주자가 누가 될지는
첫 번째 인터뷰를 해보아야 알 수 있는...!

인터뷰이가 그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릴레이 인터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순서대로 따라가다보면 항구마을에
넓게 퍼져있는 관계의 그물망이 보일지도요!



ㅣ진행 : 박황미

ㅣ촬영 : 박재국

ㅣ편집 : 박황미, 손유진, 김주하



본 릴레이 인터뷰는 <해양수산부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장승포권역)>의 일환으로 운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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