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회장, 마을활동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장승포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의 첫 번째 주자는 '정영한 장승포 청년회장님'입니다.
장승포의 청년회장, 마을활동가 등 다양한 책임을 가지고 활동하며 바라본 장승포는 어떤 모습일까요?
내가 살던 지역에서 끊임없이 필요한 역할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데요,
청년회장님은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 장승포동을 떠나지 않고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일과
활동을 이어오고 계셨습니다. 또한 지역민으로서 도시재생사업, 청년마을 등 지역사회에 크고 작은
활력과 변화를 경험해 오셨어요.
청년회장, 마을활동가, 그리고 현재는 어촌앵커조직의 일원으로서 활동을 이어오고 계신 정영한
청년회장님을 모셔 놓고 그동안 겪어오신 변화와 그에 대한 소감, 그리고 앞으로 장승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여쭤보았습니다.
ㅣ청년회장이 되기까지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장승포동 청년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영한입니다. 유년 시절부터 지금 현재까지 장승포동을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많은 일들과 봉사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일어나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들 때까지 일과가 궁금합니다.
저는 정해진 루틴은 따로 없어요. 그래도 보통은 한 7시 정도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사우나를 갑니다. 달 목욕을 끊기 때문에 거의 매일 목욕탕을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그곳에서 마을 어르신들 형님들과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우나를 마치고 나오면 주민센터에 갑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없는지 확인을 해야 하거든요. 제가 주민자치위원이기도 하고, 체육회 사무국장, 청년회장 여러 가지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에 들어가 활동을 하다 보니까 어떤 책임감 같은 것이 있어서 지역에 현안사업이 뭐가 있는지 진행 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굳이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십수 년을 해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몸에 배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오랜기간 거제도, 장승포에서 살아오셨어요. 한편으로는 타 지역에서 살아보고 싶었던 적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전국 일주도 해보고 여행도 해봤지만 동네가 그리워서 타지에서 오래 생활하게 되는 일은 적응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일주일 이상은 떠나지 않는 편이에요. 20일 정도 베트남에 여행을 다녀온 게 가장 길게 떠난 경우인데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 같은 사업 개발해보고 싶어서 다른 일행하고 갔었죠. 쉽지는 않았습니다.
떠나있으면 장승포의 무엇이 가장 그리우신가요?
어린 시절부터 장승포라는 동네에서 초, 중, 고, 대학교까지 다 여기서 다니다 보니까 남들이 볼 때 단점이라고도 말할 수도 있지만, 이곳을 벗어난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해봤고 그저 내 동네, 내 마을이고 내가 가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내 구역이라는 느낌이 커요.
장승포라는 지역이 거제 관내에서도 인구 비례해서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인데 인근에 옥포나 고현, 상문동, 아주동이 주거 단지로 많이 바뀌면서 젊은 친구들이 다 이주해 나가요. 부모님들은 남게 되고, 자녀들은 결혼하면서 인근 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가는 절대적인 흐름 속에서 누군가는 남아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했고 남아있나 보니 자연스럽게 책임이나 일들을 맡아 활동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다른 지역으로 못 나가게 되는 그런 이유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지역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러한 맥락에서 청년회의 구성원들에 대해 소개부탁드립니다.
역대 청년회 회장님, 회원들도 많이 계십니다. 옥OO 전 회장, 임OO 전 회장님, 김OO 전 회장님...그 외 몇몇 회원님들도 지역을 떠나지 않고 업을 하고 계시죠. 생계수단을 가지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청년회 구성원들의 경우 상인분들, 배를 타시는 분도 계시고, 장어 등을 납품하는 도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장승포의 경우 거제시의 수협중앙회가 위치해있기 때문에 수협위판장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대우조선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청년회 회원분들께서)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계십니다.
청년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역봉사죠. 지역에서 봉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청년회와 지역체육회는 자생단체입니다. 타 관변 단체와는 달리 지역에서 만들어져서 한 동네에서 자생하는 단체라서 의미가 있고 뜻도 깊죠. 일차적으로 (하는 역할은)지역봉사이고 그 다음으로 자기계발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헌장이나 교훈, 슬로건 같은 것은 따로 없고 모임의 회칙과 공공성, 봉사성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운영해나가고 있습니다.
ㅡ지난 12월 20일 운영되었던 설명회도 장승포 청년회분들이 일부 서포트 해주셨습니다!
청년회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요?
매달 월 모임, 다른 단체처럼 연말처럼 정기 총회를 합니다. 보편적인 단체 활동들과 흡사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년회 규모는 최대 70명일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25명 정도로 많이 줄었습니다.평균 연령대는 40~ 50대이고, 30대는 소수, 20대는 없고요.
청년은 39세 미만으로 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역사회에서 청년은 조금 연령대가 높은 편입니다. 지역사회이다 보니 아무래도 연륜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경험치가 쌓이면 고문이나 자문 역할을 맡게 되죠. 50~60대 구성원들도 청년회 참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몇 세 이상 되면 탈퇴해야 한다는 개념이 없고 스스로 내려놓기 전까지는 계속 참여하는 구조입니다. 제가 지금 12대 회장이고, 임기는 보통 2년인데 대개 연임해서 4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ㅣ장승포와 크고 작은 변화들
장승포의 지역축제 1년의 스케줄 같은 게 있을까요?
대표적인 것이 연말, 신년 시기에 송년 불꽃 축제와 신년해맞이 행사를 합니다. 다음에 봄에는 해안도로 벚꽃길 30년 이상 수령 벚나무들이 많아서 운치가 있죠.
여름은 수변공원에서 맥주 축제가 있고. 주말마다 소소한 행사, 거리공연이 많이 열립니다.
장승포 해역의 특징 혹은 특산물을 소개해 주신다면?
장승포는 장어가 유명합니다. 장어구이, 아나고회, 장어 조림, 장어탕 등 음식들도 유명하죠. 마을 사협에서는 장어 어묵을 개발 중입니다. 어묵은 본래 부드러운 살로 만들어야 해서 명태, 광어살 이런 것으로 보통 만드는데 바다장어는 잔뼈가 많아서 정말 잘게 분쇄하지 않으면 잔뼈가 그대로 남아있는 애로사항이 있어요. 너무 갈아버리면 또 장어 어묵 고유의 씹히는 맛이 없어져 버리기도 하고요. 제대로 된 믹서기만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어업인들의 직업병 같은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어업인들이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제품 같은 걸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있었거든요.
바다에서 일을 하다보면 태양 빛 반사로 인하여 안구 손상이나 피부 손상이 쉽게 생깁니다. 직업병의 경우 당사자들은 당연하다 느끼는 편이기 때문에 오히려 제3자의 시선으로 문제들을 조명하고 해결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평소에 장승포에 이런 식당이나 가게 하나 쯤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나요?
정말 깨끗한 경양식 레스토랑 같은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차려 놓고 실패하고 문 닫았으면 여기는 안 되는구나 할 텐데, 그런 시도들이 없었어요. 예전에 도시재생사업에서 메뉴 개발할 때 장어 스테이크도 한번 만들어봤는데, 맛있었거든요. 레시피가 까다로워서 메뉴화 되지는 못했지만. 이왕이면 그렇게 장승포의 특색을 담았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간 거제도 한달살이, 청년마을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외지 청년들이 장승포에 와서 활동하는 모습을 봐오셨죠.
외지 사람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대부분이 관광객이었고 그들과 교류할 일은 없었습니다. 지심도, 외도, 해금강을 둘러 보고 (장승포에서)식사를 하고 가는,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면서 마을활동가라는 직책을 가지고 활동을 하면서 많은 청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ㅡ 한달살이를 통해 찾아온 청년들에게 장승포를 소개하는 모습.
'공유를위한창조'도 그 때 만났죠. 공유를위한창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외지 청년들의 활동도 많이 접하게 되고, 감명 깊은 자리를 가지는 기회도 있었죠. 또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지역에서 청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거든요. 지역을 위해서 외부에서 지역에 들어온다는 것, 지역을 찾아준다는 것은 지역민의 입장에서 정말 감사한 일이고 지역상권이나 지역의 모든 것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잠깐 있다 가는 것도 좋지만 정착을 할 수 있게 무언가를 해주어도 좋을 것 같네요. 다만 그런 것들이 아직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긴하죠.
저는 마을활동가로서 많은 걸 보고 느끼고 하다 보니 외부인에게 배타적이지 않게 되었지만, 이방인들이 온다고 하면 경계심을 가지곤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해요. 겪어보면 정말 순수하고 좋은 면도 많은데.
그렇다면 청년들의 어떤 부분을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우선 청년들이 장승포에 어떤 취지로 오는지가 관건이죠. 한 달 살이, 리빙랩 등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인지, 청년의 상황에 맞춘 지원이 적재적소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봐요. 단기 체류, 정착을 준비하는 과정, 이주 등 목적이 다양하잖아요. 단순히 놀고먹으며 지내는 것보다는 휴식하며 일도 할 수 있게, 일상을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는 종류의 지원이 필요하고 그런 게 맞아 떨어져서 청년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계속해서 다른 연결로 이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승포에 새로운 이웃이 생긴다고 했을 때 어떤 태도를 가진 사람이면 좋을까요?
이웃들, 주민들과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은 개인주의 경향이 짙고 도시에서 살다 보면 이웃끼리 데면데면한데 지역사회는 그렇지 않거든요. 지나다가 눈 마주치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인사성이나 예의를 갖추었다면 두 번 정도 봤을 때쯤 기억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사소한 행동이 하나의 장벽을 없애는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ㅣ앞으로의 장승포
장승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현재 산재하여있는 현안 사업들이 많아요. 흥남 철수기념공원 조성, 장승포 수변공원 해상무대 조성이 진행 중이고 파크골프장 조성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남부 내륙 철도가 연결된다면 6~7년 이내에 관광 인프라, 놀 거리가 많이 만들어질 것 같은데 거기에 또 보조를 맞추어 나아가야죠.
지역 사람들도 외부에서 올 수 있는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6년 정도 지나면 곧 관광객, 외지 사람들이 밀려들 것 같은데 뭔가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몇 년 앞을 내다보고 지역이 잘될 수 있게 관심 두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기다려주었으면 합니다.
도시재생사업을 4년 동안 겪어 보았지만, 권역을 지정해 놓아도 골고루 퍼지지 않고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면이 있어요. 장승포 전체가 하나의 사업을 해 놓으면 그 기반 다져 놓은 것을 바탕으로 또 다음번에 그 위에다가 기반을 또 얹고 또 부족하다고 하면 다음에 또 더 채우고 하는 것들이 되어야 어느 정도 단계에 올라갈 수 있고 그래야 잘 만들어 졌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지속적인 사업 운영을 하겠다는 전체 그림을 가지고 가야 하고 또 주민들은 눈앞의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믿고 기다려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항구’, ‘마을’, ‘장승포’로 문장 하나 만들어 주세요!
세계 3대 아름다운 항구 나폴리,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보다 더 아름다운 마을 장승포.
그다음 인터뷰이로 누구를 지목하시겠습니까?
장승포 하면 항구와 바다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으니 장승포 수협의 손영남 지점장님을 다음 인터뷰이로 지목하겠습니다.
ISSUE :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항구마을, 어촌에는 '수산업'만 있을까?
'수산업'으로 대표되는 항구마을, 어촌사회에도
다양한 역할과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배를 타는 분, 수산물을 유통·가공하는 분,
그러한 분들을 서포트 하는 분, 그리고 그곳에서 상업활동,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분 등.
항구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다만...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두 번째 인터뷰 주자가 누가 될지는
첫 번째 인터뷰를 해보아야 알 수 있는...!
인터뷰이가 그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릴레이 인터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순서대로 따라가다보면 항구마을에
넓게 퍼져있는 관계의 그물망이 보일지도요!
ㅣ진행 : 손유진
ㅣ촬영 : 박황미
ㅣ편집 : 박황미, 손유진
본 릴레이 인터뷰는 <해양수산부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장승포권역)>의 일환으로 운영하였습니다.
ⓒ 2023. 공유를위한창조
청년회장, 마을활동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장승포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의 첫 번째 주자는 '정영한 장승포 청년회장님'입니다.
장승포의 청년회장, 마을활동가 등 다양한 책임을 가지고 활동하며 바라본 장승포는 어떤 모습일까요?
내가 살던 지역에서 끊임없이 필요한 역할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데요,
청년회장님은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 장승포동을 떠나지 않고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일과
활동을 이어오고 계셨습니다. 또한 지역민으로서 도시재생사업, 청년마을 등 지역사회에 크고 작은
활력과 변화를 경험해 오셨어요.
청년회장, 마을활동가, 그리고 현재는 어촌앵커조직의 일원으로서 활동을 이어오고 계신 정영한
청년회장님을 모셔 놓고 그동안 겪어오신 변화와 그에 대한 소감, 그리고 앞으로 장승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여쭤보았습니다.
ㅣ청년회장이 되기까지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장승포동 청년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영한입니다. 유년 시절부터 지금 현재까지 장승포동을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많은 일들과 봉사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일어나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들 때까지 일과가 궁금합니다.
저는 정해진 루틴은 따로 없어요. 그래도 보통은 한 7시 정도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사우나를 갑니다. 달 목욕을 끊기 때문에 거의 매일 목욕탕을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그곳에서 마을 어르신들 형님들과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우나를 마치고 나오면 주민센터에 갑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없는지 확인을 해야 하거든요. 제가 주민자치위원이기도 하고, 체육회 사무국장, 청년회장 여러 가지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에 들어가 활동을 하다 보니까 어떤 책임감 같은 것이 있어서 지역에 현안사업이 뭐가 있는지 진행 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굳이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십수 년을 해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몸에 배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오랜기간 거제도, 장승포에서 살아오셨어요. 한편으로는 타 지역에서 살아보고 싶었던 적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전국 일주도 해보고 여행도 해봤지만 동네가 그리워서 타지에서 오래 생활하게 되는 일은 적응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일주일 이상은 떠나지 않는 편이에요. 20일 정도 베트남에 여행을 다녀온 게 가장 길게 떠난 경우인데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 같은 사업 개발해보고 싶어서 다른 일행하고 갔었죠. 쉽지는 않았습니다.
떠나있으면 장승포의 무엇이 가장 그리우신가요?
어린 시절부터 장승포라는 동네에서 초, 중, 고, 대학교까지 다 여기서 다니다 보니까 남들이 볼 때 단점이라고도 말할 수도 있지만, 이곳을 벗어난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해봤고 그저 내 동네, 내 마을이고 내가 가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내 구역이라는 느낌이 커요.
장승포라는 지역이 거제 관내에서도 인구 비례해서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인데 인근에 옥포나 고현, 상문동, 아주동이 주거 단지로 많이 바뀌면서 젊은 친구들이 다 이주해 나가요. 부모님들은 남게 되고, 자녀들은 결혼하면서 인근 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가는 절대적인 흐름 속에서 누군가는 남아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했고 남아있나 보니 자연스럽게 책임이나 일들을 맡아 활동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다른 지역으로 못 나가게 되는 그런 이유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지역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러한 맥락에서 청년회의 구성원들에 대해 소개부탁드립니다.
역대 청년회 회장님, 회원들도 많이 계십니다. 옥OO 전 회장, 임OO 전 회장님, 김OO 전 회장님...그 외 몇몇 회원님들도 지역을 떠나지 않고 업을 하고 계시죠. 생계수단을 가지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청년회 구성원들의 경우 상인분들, 배를 타시는 분도 계시고, 장어 등을 납품하는 도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장승포의 경우 거제시의 수협중앙회가 위치해있기 때문에 수협위판장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대우조선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청년회 회원분들께서)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계십니다.
청년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역봉사죠. 지역에서 봉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청년회와 지역체육회는 자생단체입니다. 타 관변 단체와는 달리 지역에서 만들어져서 한 동네에서 자생하는 단체라서 의미가 있고 뜻도 깊죠. 일차적으로 (하는 역할은)지역봉사이고 그 다음으로 자기계발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헌장이나 교훈, 슬로건 같은 것은 따로 없고 모임의 회칙과 공공성, 봉사성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운영해나가고 있습니다.
ㅡ지난 12월 20일 운영되었던 설명회도 장승포 청년회분들이 일부 서포트 해주셨습니다!
청년회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나요?
매달 월 모임, 다른 단체처럼 연말처럼 정기 총회를 합니다. 보편적인 단체 활동들과 흡사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년회 규모는 최대 70명일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25명 정도로 많이 줄었습니다.평균 연령대는 40~ 50대이고, 30대는 소수, 20대는 없고요.
청년은 39세 미만으로 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역사회에서 청년은 조금 연령대가 높은 편입니다. 지역사회이다 보니 아무래도 연륜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경험치가 쌓이면 고문이나 자문 역할을 맡게 되죠. 50~60대 구성원들도 청년회 참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몇 세 이상 되면 탈퇴해야 한다는 개념이 없고 스스로 내려놓기 전까지는 계속 참여하는 구조입니다. 제가 지금 12대 회장이고, 임기는 보통 2년인데 대개 연임해서 4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ㅣ장승포와 크고 작은 변화들
장승포의 지역축제 1년의 스케줄 같은 게 있을까요?
대표적인 것이 연말, 신년 시기에 송년 불꽃 축제와 신년해맞이 행사를 합니다. 다음에 봄에는 해안도로 벚꽃길 30년 이상 수령 벚나무들이 많아서 운치가 있죠.
여름은 수변공원에서 맥주 축제가 있고. 주말마다 소소한 행사, 거리공연이 많이 열립니다.
장승포 해역의 특징 혹은 특산물을 소개해 주신다면?
장승포는 장어가 유명합니다. 장어구이, 아나고회, 장어 조림, 장어탕 등 음식들도 유명하죠. 마을 사협에서는 장어 어묵을 개발 중입니다. 어묵은 본래 부드러운 살로 만들어야 해서 명태, 광어살 이런 것으로 보통 만드는데 바다장어는 잔뼈가 많아서 정말 잘게 분쇄하지 않으면 잔뼈가 그대로 남아있는 애로사항이 있어요. 너무 갈아버리면 또 장어 어묵 고유의 씹히는 맛이 없어져 버리기도 하고요. 제대로 된 믹서기만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어업인들의 직업병 같은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어업인들이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제품 같은 걸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있었거든요.
바다에서 일을 하다보면 태양 빛 반사로 인하여 안구 손상이나 피부 손상이 쉽게 생깁니다. 직업병의 경우 당사자들은 당연하다 느끼는 편이기 때문에 오히려 제3자의 시선으로 문제들을 조명하고 해결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평소에 장승포에 이런 식당이나 가게 하나 쯤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나요?
정말 깨끗한 경양식 레스토랑 같은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차려 놓고 실패하고 문 닫았으면 여기는 안 되는구나 할 텐데, 그런 시도들이 없었어요. 예전에 도시재생사업에서 메뉴 개발할 때 장어 스테이크도 한번 만들어봤는데, 맛있었거든요. 레시피가 까다로워서 메뉴화 되지는 못했지만. 이왕이면 그렇게 장승포의 특색을 담았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간 거제도 한달살이, 청년마을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외지 청년들이 장승포에 와서 활동하는 모습을 봐오셨죠.
외지 사람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대부분이 관광객이었고 그들과 교류할 일은 없었습니다. 지심도, 외도, 해금강을 둘러 보고 (장승포에서)식사를 하고 가는,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면서 마을활동가라는 직책을 가지고 활동을 하면서 많은 청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ㅡ 한달살이를 통해 찾아온 청년들에게 장승포를 소개하는 모습.
'공유를위한창조'도 그 때 만났죠. 공유를위한창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외지 청년들의 활동도 많이 접하게 되고, 감명 깊은 자리를 가지는 기회도 있었죠. 또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지역에서 청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거든요. 지역을 위해서 외부에서 지역에 들어온다는 것, 지역을 찾아준다는 것은 지역민의 입장에서 정말 감사한 일이고 지역상권이나 지역의 모든 것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잠깐 있다 가는 것도 좋지만 정착을 할 수 있게 무언가를 해주어도 좋을 것 같네요. 다만 그런 것들이 아직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긴하죠.
저는 마을활동가로서 많은 걸 보고 느끼고 하다 보니 외부인에게 배타적이지 않게 되었지만, 이방인들이 온다고 하면 경계심을 가지곤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해요. 겪어보면 정말 순수하고 좋은 면도 많은데.
그렇다면 청년들의 어떤 부분을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우선 청년들이 장승포에 어떤 취지로 오는지가 관건이죠. 한 달 살이, 리빙랩 등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인지, 청년의 상황에 맞춘 지원이 적재적소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봐요. 단기 체류, 정착을 준비하는 과정, 이주 등 목적이 다양하잖아요. 단순히 놀고먹으며 지내는 것보다는 휴식하며 일도 할 수 있게, 일상을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는 종류의 지원이 필요하고 그런 게 맞아 떨어져서 청년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계속해서 다른 연결로 이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승포에 새로운 이웃이 생긴다고 했을 때 어떤 태도를 가진 사람이면 좋을까요?
이웃들, 주민들과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은 개인주의 경향이 짙고 도시에서 살다 보면 이웃끼리 데면데면한데 지역사회는 그렇지 않거든요. 지나다가 눈 마주치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인사성이나 예의를 갖추었다면 두 번 정도 봤을 때쯤 기억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사소한 행동이 하나의 장벽을 없애는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ㅣ앞으로의 장승포
장승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현재 산재하여있는 현안 사업들이 많아요. 흥남 철수기념공원 조성, 장승포 수변공원 해상무대 조성이 진행 중이고 파크골프장 조성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남부 내륙 철도가 연결된다면 6~7년 이내에 관광 인프라, 놀 거리가 많이 만들어질 것 같은데 거기에 또 보조를 맞추어 나아가야죠.
지역 사람들도 외부에서 올 수 있는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6년 정도 지나면 곧 관광객, 외지 사람들이 밀려들 것 같은데 뭔가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몇 년 앞을 내다보고 지역이 잘될 수 있게 관심 두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기다려주었으면 합니다.
도시재생사업을 4년 동안 겪어 보았지만, 권역을 지정해 놓아도 골고루 퍼지지 않고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면이 있어요. 장승포 전체가 하나의 사업을 해 놓으면 그 기반 다져 놓은 것을 바탕으로 또 다음번에 그 위에다가 기반을 또 얹고 또 부족하다고 하면 다음에 또 더 채우고 하는 것들이 되어야 어느 정도 단계에 올라갈 수 있고 그래야 잘 만들어 졌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지속적인 사업 운영을 하겠다는 전체 그림을 가지고 가야 하고 또 주민들은 눈앞의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믿고 기다려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항구’, ‘마을’, ‘장승포’로 문장 하나 만들어 주세요!
세계 3대 아름다운 항구 나폴리,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보다 더 아름다운 마을 장승포.
그다음 인터뷰이로 누구를 지목하시겠습니까?
장승포 하면 항구와 바다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으니 장승포 수협의 손영남 지점장님을 다음 인터뷰이로 지목하겠습니다.
ISSUE :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항구마을, 어촌에는 '수산업'만 있을까?
'수산업'으로 대표되는 항구마을, 어촌사회에도
다양한 역할과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배를 타는 분, 수산물을 유통·가공하는 분,
그러한 분들을 서포트 하는 분, 그리고 그곳에서 상업활동,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분 등.
항구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다만...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두 번째 인터뷰 주자가 누가 될지는
첫 번째 인터뷰를 해보아야 알 수 있는...!
인터뷰이가 그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릴레이 인터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순서대로 따라가다보면 항구마을에
넓게 퍼져있는 관계의 그물망이 보일지도요!
ㅣ진행 : 손유진
ㅣ촬영 : 박황미
ㅣ편집 : 박황미, 손유진
본 릴레이 인터뷰는 <해양수산부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장승포권역)>의 일환으로 운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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