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전문가가 바라본 장승포의 현재와 미래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두 번째 주자로 지목되어 이번 인터뷰에 응해주신 손영남 지점장님은
경남 진해 출신으로 거제로 이주하여 수협에 입사하게 되었고 금융, 경매, 위판, 급유, 마트에서 가공사업단까지
수협 내 존재하는 거의 모든 업무를 망라하며 커리어를 이어오시다 현재 거제시 장승포 수협의 지점장 직에 올라
장승포 수협을 이끌어가고 계신 수산업 전문가입니다.
수산업 쇠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장승포의 현재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여쭈어보았습니다.
ㅣ 성장의 발판이 된 거제로의 이주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거제시 장승포 수협의 지점장 직을 맡고 있는 손영남입니다. 2001년도에 수협에 입사를 해서 수협 내에서 은행, 금융 파트 그리고 어업인들과 직접 대면하는 경매, 위판장, 급유소 그리고 마트, 가공사업단까지 사업별로 다양한 업무를 두루 다 경험하며 현재는 장승포 수협의 지점장의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제 출신은 아니고 경남 진해 출신입니다. 1995년도에 대우조선 직영에 근무를 하게 되면서 거제와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5년간 근무 후 2001년 부터 수협으로 자리를 옮겼고 힘든 점도 많았지만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또 많은 도움도 받으며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진해에서 거제로 이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당시 제대 직후였는데 조선 산업이 아주 활발해서 인력을 많이 모집했어요. 일자리를 찾아서 거제로 들어온 것이죠. 처음 5년은 조선소에서 근무를 했는데 수협 입사를 목표로 삼고 거제대학에서 야간으로 세무, 회계를 공부하며 스펙을 쌓았습니다. 낮에는 용접하고 밤에는 공부하면서 소위 주경야독했던 시절이었죠. 노력의 결과로 수협 공채시험에 합격하게 되었고 수협에 입사하면서 계속 거제에 살게 되었습니다.
ㅣ 지점장의 하루
지점장님의 하루 일과를 소개 부탁드립니다.
8시 20분에 출근을 합니다.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간단한 주변 청소와 정돈입니다. 9시 30분 정도까지 일부 결재 사항들의 결재를 진행을 하고 직원들 업무 준비 사항들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오전 시간은 고객 관리에 사용해요. 주로 기존 고객들과 약속을 잡아서 상담을 진행하기도 하고, 그리고 점심시간부터는 외근을 나가야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요즘은 비대면 거래도 많지만 거래가 시작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직접 영업을 뛰지 않을 수 없거든요. 사회가 변하고 있기는 해도 여전히 면대면으로 사람을 대하는 일은 중요하니까요. 잠재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념식 등 다양한 행사, 모임, 크고 작은 개소식 등의 참여를 통해 영업을 다니고 있습니다.
ㅣ 항구마을과 수협
수협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으로 수협은 어민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합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어민들이 어획한 물고기 수수료를 받고 대신 경매를 하는 위판, 어업에 사용되는 기기에 대한 면세유 공급 그리고 은행의 역할을 하는 금융 여수신입니다. 금융 거래도 중요하지만 조합원의 소득증대와 행복 추구가 조합 설립의 목적이다 보니 위판과 면세유 업무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위판장은 수산업의 꽃이라 불리거든요.
그렇다면 수산업의 꽃, 위판장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위판장은 수산물의 생산과 유통을 효율적으로 연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경매를 진행하는 위판 업무, 수산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동결, 냉장, 제빙 시설과 보관을 위한 이용가공업무(제빙 창고보관), 면세유 업무 이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어민들이 잡아 온 물고기를 하역하면 수협 직원이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팔기 위해 경매사의 역할을 하고 있고 그걸 수협 전속 중매인이 사서 도소매, 상인에게 판매하는 유통 시스템의 출발점이죠.
중매인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특별히 어느 지역에서 많이 온다는 특징은 없습니다. 중매인은 어민과 구매인 사이의 매개자의 역할을 하죠. 수협에서 중매인 모집 공고를 해서 자격을 갖춘 지원자를 받고 선발과정을 거쳐 선정이 되면 중매인의 자격을 얻습니다. 유통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중매인입니다. 물고기가 많이 잡혀야 유통이 활발해지는데 그렇지 못하니 요즘은 중매인 일을 잘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어획량이 점점 더 줄어가고 있는 추세이니까요.
장승포 위판장에서 주로 취급하는 어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장승포는 위판장의 규모 자체가 작아서 다양한 생선이 들어오지 못합니다. 계절마다 정해진 종류의 생선들이 들어오는 정도이고 선어를 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장승포 위판장의 사업 구조가 70%는 사료, 선어 거래가 20~30% 이렇게 이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료 : 어류양식장에 사용하는 사료를 의미
*선어 : 갓 잡은 생선을 바로 죽인 후 3~4일 정도 냉장보관 했다가 유통하는 생선을 의미
항구마을 장승포 해역의 특징과 사계절 어업의 풍경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장승포 해역은 계절풍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샛바람이 불면 여름에는 조업시간이 짧고 수온이 높아서 삼치, 고등어가 주로 잡히고 겨울에는 대구, 청어, 그리고 제주에서 오는 갈치 어선도 한 번씩 들어옵니다. 시기별로 조금 더 상세히 말하자면 1~3월은 오징어철이구요. 이 시기에는 전국의 70% 가까이 되는 물량을 여기서 보급하고 있는데 오징어 배가 많이 들어올 때는 큰 배가 30~40척씩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요. 오징어는 1년 생이라 12월부터 동해에서부터 쭉 내려와서 남해를 돌아 3월 즈음에는 서해로 가는데 1년 안에 회류를 하는 것을 어선들이 따라 다니며 어획을 합니다. 선어 상태의 오징어는 경매에 올리고 활어 상태는 오징어를 유통하는 물차가 거제도로 많이 들어와서 전국으로 각지로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3~4월은 전반적인 어업 비수기이고, 5월부터는 작은 생선들을 갈아서 만든 생사료를 보급하는 일이 주로 이루어집니다. 장승포 위판장에서 보급되는 사료는 순도가 높아서 많이들 선호하십니다. 그리고 6~7월부터는 갈치 철. 12월은 물메기, 아귀, 대구를 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바다가 있고 항구가 있는 곳,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주변 상인분들은 오히려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들을 하시더라구요.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우선 장승포는 위판장의 규모가 작아요. 유통 시스템 자체도 1차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지 않고. 유통에 유리한 지리적 요건을 갖춘 통영이나 삼천포, 부산 같은 곳에는 위판장이 크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어요. 위판장이 크면 큰 배가 들어올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지게 되고 그런 곳은 활어나 선어 처리가 모두 다 되는 인프라를 갖추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생선이 대량으로 들어오게 되죠. 그러한 점들이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다양한 원인들이 촘촘히 맞물려 있어요. 여러모로 쇠퇴하고 있는 수산업의 방향을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생선의 다양성 자체가 없기 때문에...
ㅣ 장승포 수산업의 현 주소
어업인들에게도 비대면으로의 전환이라는 추세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어업인의 80%가 50대 이상입니다. 이 50대 이상이라는 연령대는 비대면 거래를 어려워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여전히 대면을 편하게 여기시죠. 그리고 어업인들이 수협을 직접 방문하는 이유는 수협이 영어자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금리가 시중 은행보다 낮기 때문에 영세 어업인들은 거의 전부 다 받고 계시거든요. 또 다른 이유로는 어선 운영할 때 필요한 기름, 면세유 구입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이렇듯 어업인이라면 대면 방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일반 금융권보다는 비대면 거래가 약한 편입니다.
장승포 내 어선과 어업 종사자 현황이 궁금합니다.
관내에 허가된 배로는 통발, 자망, 복합 다 있고 갈치 배도 한, 두 대 정도 있습니다. 규모가 큰 배는 주로 외지 배가 많이 들어옵니다. 관내 어업은 장어를 제외하고는 주로 시즌에만 움직이고 레저용 배 또한 면세유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시즌은 레저용으로 운영이 많이 되는 편입니다. 장승포 어촌계에 등록된 인원은 50명 (2023년 1월 기준)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분들이 모두 어업에 종사하지는 않고 어촌계원이 아닌 분들도 어업에 종사하고 계신 경우도 있어서 실질적으로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한 20~30명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인근 지역인 능포가 장승포보다는 (어업종사자가)많을 듯한데 능포는 오도리 어업을 하시는 분들이 많고 큰 어장이 세 개가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현황도 궁금합니다.
요즘은 외국인과 한국인 임금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현지에서 고학력인 분들이 꽤 오시는 편입니다. 영어도 능숙하시고요.
수협 조합원이 되려면 어떤 자격이 있어야 하나요?
거제도 관내에서 어업을 하고 있으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거제 수협의 조합원이 현재 3,800~4,000명 정도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사회 의결과 실사를 거쳐서 승인이 나면 소정의 가입비를 내고 자격을 얻습니다.
ㅣ 수산업이 나아갈 미래
수산업 활성화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까요?
쇠퇴하고 있는 수산업의 방향을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가공시설이나 유통센터 같은 것들이 만들어지면 아무래도 좀 발전을 하게 되긴 하겠죠.
수산물을 가공해서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방법, 수산업 활성화에 중요한 지점이라고 보이는데요. 그와 관련한 연구활동 경험이 있으셨을까요?
수협 부속기관으로 수산물 가공사업단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곳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선어를 활용해 등산가서도 간편히 먹을 수 있는 회를 개발해서 판매하려는 시도를 해봤습니다. 선어를 숙성시켜서 회로 먹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활어회를 먹는 문화가 이미 깊숙이 자리 잡혀 있었고 그 인식의 벽이 너무 두터워서 실패했어요. 20년이 지난 지금도 선어로 먹기 좋은 어종은 참치밖에 없죠. 그만큼 한국 사람들은 회는 곧 활어라는 인식이 강해요.
수산물가공사업단이 거제 내에 위치해 있나요?
네, 사등면에 있습니다. 수산물을 연구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곳인데 그곳에서 추진하는 일들이 다양합니다. 청어를 활용한 추어탕, 대구 속살로 튀김 같은 가공 제품도 만들어 보기도 하죠. 학교 급식을 위한 재료 가공과 납품 역할을 수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장승포 어업의 전망이 궁금합니다.
어족자원이 풍부하면 미래를 생각하는데 어획량도 줄고 있고 그에 따라 소득도 갈수록 줄어드니 영어자금 빚 갚기도 어려운 현실 때문에 어업의 미래를 밝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 중심으로 변했고, 이제는 레저로 방점이 옮겨져야 한다는 것이 게 제 생각입니다.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세상의 틀에 맞추어 변화해야 하거든요. ‘캠핑, 이게 무슨 수산업이냐?' 싶은데 좀 더 폭넓게 보면 바다 옆에서 하면 수산업이지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런 경계를 과감히 넘어가는 과정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촌 사회에 활력이 되려면 어떤 사람들이 와야 한다고 보시나요?
배도 좀 타보고 바다를 잘 아는 분들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무작정 귀어하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어촌에 들어오기보다는 바다에 대한 이해를 먼저 했으면 합니다. 조류도 좀 알고, 물고기도 좀 알고, 그런 분들이 들어왔으면 하고,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정착하기 이전에 단계를 충분히 거칠 수 있었으면 해요. 단기로 살아보고 신중히 선택할 수 있는 방안들이 이주정책에 잘 녹여져서 펼쳐진다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어촌사회도 이주해오는 분들도 서로 윈윈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책상보다는 현장 위주로 교육을 해서 잘 자리 잡아갈 수 있도록 보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인터뷰 주자로 지목하실 분을 선택해 주세요!
항구마을 장승포의 수산물 유통을 책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수협 전속 33번 중매인 이규업 님을 다음 인터뷰이로 추천하겠습니다.
ISSUE :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항구마을, 어촌에는 '수산업'만 있을까?
'수산업'으로 대표되는 항구마을, 어촌사회에도
다양한 역할과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배를 타는 분, 수산물을 유통·가공하는 분,
그러한 분들을 서포트 하는 분, 그리고 그곳에서 상업활동,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분 등.
항구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다만...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두 번째 인터뷰 주자가 누가 될지는
첫 번째 인터뷰를 해보아야 알 수 있는...!
인터뷰이가 그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릴레이 인터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순서대로 따라가다보면 항구마을에
넓게 퍼져있는 관계의 그물망이 보일지도요!
ㅣ진행 : 손유진, 정영한
ㅣ촬영 : 박황미
ㅣ편집 : 박황미, 손유진
본 릴레이 인터뷰는 <해양수산부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장승포권역)>의 일환으로 운영하였습니다.
ⓒ 2023. 공유를위한창조
수산업 전문가가 바라본 장승포의 현재와 미래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두 번째 주자로 지목되어 이번 인터뷰에 응해주신 손영남 지점장님은
경남 진해 출신으로 거제로 이주하여 수협에 입사하게 되었고 금융, 경매, 위판, 급유, 마트에서 가공사업단까지
수협 내 존재하는 거의 모든 업무를 망라하며 커리어를 이어오시다 현재 거제시 장승포 수협의 지점장 직에 올라
장승포 수협을 이끌어가고 계신 수산업 전문가입니다.
수산업 쇠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장승포의 현재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여쭈어보았습니다.
ㅣ 성장의 발판이 된 거제로의 이주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거제시 장승포 수협의 지점장 직을 맡고 있는 손영남입니다. 2001년도에 수협에 입사를 해서 수협 내에서 은행, 금융 파트 그리고 어업인들과 직접 대면하는 경매, 위판장, 급유소 그리고 마트, 가공사업단까지 사업별로 다양한 업무를 두루 다 경험하며 현재는 장승포 수협의 지점장의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제 출신은 아니고 경남 진해 출신입니다. 1995년도에 대우조선 직영에 근무를 하게 되면서 거제와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5년간 근무 후 2001년 부터 수협으로 자리를 옮겼고 힘든 점도 많았지만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또 많은 도움도 받으며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진해에서 거제로 이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당시 제대 직후였는데 조선 산업이 아주 활발해서 인력을 많이 모집했어요. 일자리를 찾아서 거제로 들어온 것이죠. 처음 5년은 조선소에서 근무를 했는데 수협 입사를 목표로 삼고 거제대학에서 야간으로 세무, 회계를 공부하며 스펙을 쌓았습니다. 낮에는 용접하고 밤에는 공부하면서 소위 주경야독했던 시절이었죠. 노력의 결과로 수협 공채시험에 합격하게 되었고 수협에 입사하면서 계속 거제에 살게 되었습니다.
ㅣ 지점장의 하루
지점장님의 하루 일과를 소개 부탁드립니다.
8시 20분에 출근을 합니다.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간단한 주변 청소와 정돈입니다. 9시 30분 정도까지 일부 결재 사항들의 결재를 진행을 하고 직원들 업무 준비 사항들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오전 시간은 고객 관리에 사용해요. 주로 기존 고객들과 약속을 잡아서 상담을 진행하기도 하고, 그리고 점심시간부터는 외근을 나가야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요즘은 비대면 거래도 많지만 거래가 시작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직접 영업을 뛰지 않을 수 없거든요. 사회가 변하고 있기는 해도 여전히 면대면으로 사람을 대하는 일은 중요하니까요. 잠재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념식 등 다양한 행사, 모임, 크고 작은 개소식 등의 참여를 통해 영업을 다니고 있습니다.
ㅣ 항구마을과 수협
수협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으로 수협은 어민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합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어민들이 어획한 물고기 수수료를 받고 대신 경매를 하는 위판, 어업에 사용되는 기기에 대한 면세유 공급 그리고 은행의 역할을 하는 금융 여수신입니다. 금융 거래도 중요하지만 조합원의 소득증대와 행복 추구가 조합 설립의 목적이다 보니 위판과 면세유 업무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위판장은 수산업의 꽃이라 불리거든요.
그렇다면 수산업의 꽃, 위판장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위판장은 수산물의 생산과 유통을 효율적으로 연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경매를 진행하는 위판 업무, 수산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동결, 냉장, 제빙 시설과 보관을 위한 이용가공업무(제빙 창고보관), 면세유 업무 이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어민들이 잡아 온 물고기를 하역하면 수협 직원이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팔기 위해 경매사의 역할을 하고 있고 그걸 수협 전속 중매인이 사서 도소매, 상인에게 판매하는 유통 시스템의 출발점이죠.
중매인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특별히 어느 지역에서 많이 온다는 특징은 없습니다. 중매인은 어민과 구매인 사이의 매개자의 역할을 하죠. 수협에서 중매인 모집 공고를 해서 자격을 갖춘 지원자를 받고 선발과정을 거쳐 선정이 되면 중매인의 자격을 얻습니다. 유통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중매인입니다. 물고기가 많이 잡혀야 유통이 활발해지는데 그렇지 못하니 요즘은 중매인 일을 잘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어획량이 점점 더 줄어가고 있는 추세이니까요.
장승포 위판장에서 주로 취급하는 어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장승포는 위판장의 규모 자체가 작아서 다양한 생선이 들어오지 못합니다. 계절마다 정해진 종류의 생선들이 들어오는 정도이고 선어를 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장승포 위판장의 사업 구조가 70%는 사료, 선어 거래가 20~30% 이렇게 이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료 : 어류양식장에 사용하는 사료를 의미
*선어 : 갓 잡은 생선을 바로 죽인 후 3~4일 정도 냉장보관 했다가 유통하는 생선을 의미
항구마을 장승포 해역의 특징과 사계절 어업의 풍경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장승포 해역은 계절풍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샛바람이 불면 여름에는 조업시간이 짧고 수온이 높아서 삼치, 고등어가 주로 잡히고 겨울에는 대구, 청어, 그리고 제주에서 오는 갈치 어선도 한 번씩 들어옵니다. 시기별로 조금 더 상세히 말하자면 1~3월은 오징어철이구요. 이 시기에는 전국의 70% 가까이 되는 물량을 여기서 보급하고 있는데 오징어 배가 많이 들어올 때는 큰 배가 30~40척씩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요. 오징어는 1년 생이라 12월부터 동해에서부터 쭉 내려와서 남해를 돌아 3월 즈음에는 서해로 가는데 1년 안에 회류를 하는 것을 어선들이 따라 다니며 어획을 합니다. 선어 상태의 오징어는 경매에 올리고 활어 상태는 오징어를 유통하는 물차가 거제도로 많이 들어와서 전국으로 각지로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3~4월은 전반적인 어업 비수기이고, 5월부터는 작은 생선들을 갈아서 만든 생사료를 보급하는 일이 주로 이루어집니다. 장승포 위판장에서 보급되는 사료는 순도가 높아서 많이들 선호하십니다. 그리고 6~7월부터는 갈치 철. 12월은 물메기, 아귀, 대구를 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바다가 있고 항구가 있는 곳,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주변 상인분들은 오히려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들을 하시더라구요.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우선 장승포는 위판장의 규모가 작아요. 유통 시스템 자체도 1차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지 않고. 유통에 유리한 지리적 요건을 갖춘 통영이나 삼천포, 부산 같은 곳에는 위판장이 크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어요. 위판장이 크면 큰 배가 들어올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지게 되고 그런 곳은 활어나 선어 처리가 모두 다 되는 인프라를 갖추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생선이 대량으로 들어오게 되죠. 그러한 점들이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다양한 원인들이 촘촘히 맞물려 있어요. 여러모로 쇠퇴하고 있는 수산업의 방향을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생선의 다양성 자체가 없기 때문에...
ㅣ 장승포 수산업의 현 주소
어업인들에게도 비대면으로의 전환이라는 추세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어업인의 80%가 50대 이상입니다. 이 50대 이상이라는 연령대는 비대면 거래를 어려워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여전히 대면을 편하게 여기시죠. 그리고 어업인들이 수협을 직접 방문하는 이유는 수협이 영어자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금리가 시중 은행보다 낮기 때문에 영세 어업인들은 거의 전부 다 받고 계시거든요. 또 다른 이유로는 어선 운영할 때 필요한 기름, 면세유 구입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이렇듯 어업인이라면 대면 방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일반 금융권보다는 비대면 거래가 약한 편입니다.
장승포 내 어선과 어업 종사자 현황이 궁금합니다.
관내에 허가된 배로는 통발, 자망, 복합 다 있고 갈치 배도 한, 두 대 정도 있습니다. 규모가 큰 배는 주로 외지 배가 많이 들어옵니다. 관내 어업은 장어를 제외하고는 주로 시즌에만 움직이고 레저용 배 또한 면세유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시즌은 레저용으로 운영이 많이 되는 편입니다. 장승포 어촌계에 등록된 인원은 50명 (2023년 1월 기준)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분들이 모두 어업에 종사하지는 않고 어촌계원이 아닌 분들도 어업에 종사하고 계신 경우도 있어서 실질적으로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한 20~30명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인근 지역인 능포가 장승포보다는 (어업종사자가)많을 듯한데 능포는 오도리 어업을 하시는 분들이 많고 큰 어장이 세 개가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현황도 궁금합니다.
요즘은 외국인과 한국인 임금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현지에서 고학력인 분들이 꽤 오시는 편입니다. 영어도 능숙하시고요.
수협 조합원이 되려면 어떤 자격이 있어야 하나요?
거제도 관내에서 어업을 하고 있으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거제 수협의 조합원이 현재 3,800~4,000명 정도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사회 의결과 실사를 거쳐서 승인이 나면 소정의 가입비를 내고 자격을 얻습니다.
ㅣ 수산업이 나아갈 미래
수산업 활성화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까요?
쇠퇴하고 있는 수산업의 방향을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가공시설이나 유통센터 같은 것들이 만들어지면 아무래도 좀 발전을 하게 되긴 하겠죠.
수산물을 가공해서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방법, 수산업 활성화에 중요한 지점이라고 보이는데요. 그와 관련한 연구활동 경험이 있으셨을까요?
수협 부속기관으로 수산물 가공사업단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곳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선어를 활용해 등산가서도 간편히 먹을 수 있는 회를 개발해서 판매하려는 시도를 해봤습니다. 선어를 숙성시켜서 회로 먹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활어회를 먹는 문화가 이미 깊숙이 자리 잡혀 있었고 그 인식의 벽이 너무 두터워서 실패했어요. 20년이 지난 지금도 선어로 먹기 좋은 어종은 참치밖에 없죠. 그만큼 한국 사람들은 회는 곧 활어라는 인식이 강해요.
수산물가공사업단이 거제 내에 위치해 있나요?
네, 사등면에 있습니다. 수산물을 연구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곳인데 그곳에서 추진하는 일들이 다양합니다. 청어를 활용한 추어탕, 대구 속살로 튀김 같은 가공 제품도 만들어 보기도 하죠. 학교 급식을 위한 재료 가공과 납품 역할을 수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장승포 어업의 전망이 궁금합니다.
어족자원이 풍부하면 미래를 생각하는데 어획량도 줄고 있고 그에 따라 소득도 갈수록 줄어드니 영어자금 빚 갚기도 어려운 현실 때문에 어업의 미래를 밝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 중심으로 변했고, 이제는 레저로 방점이 옮겨져야 한다는 것이 게 제 생각입니다.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세상의 틀에 맞추어 변화해야 하거든요. ‘캠핑, 이게 무슨 수산업이냐?' 싶은데 좀 더 폭넓게 보면 바다 옆에서 하면 수산업이지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런 경계를 과감히 넘어가는 과정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촌 사회에 활력이 되려면 어떤 사람들이 와야 한다고 보시나요?
배도 좀 타보고 바다를 잘 아는 분들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무작정 귀어하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어촌에 들어오기보다는 바다에 대한 이해를 먼저 했으면 합니다. 조류도 좀 알고, 물고기도 좀 알고, 그런 분들이 들어왔으면 하고,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정착하기 이전에 단계를 충분히 거칠 수 있었으면 해요. 단기로 살아보고 신중히 선택할 수 있는 방안들이 이주정책에 잘 녹여져서 펼쳐진다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어촌사회도 이주해오는 분들도 서로 윈윈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책상보다는 현장 위주로 교육을 해서 잘 자리 잡아갈 수 있도록 보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인터뷰 주자로 지목하실 분을 선택해 주세요!
항구마을 장승포의 수산물 유통을 책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수협 전속 33번 중매인 이규업 님을 다음 인터뷰이로 추천하겠습니다.
ISSUE :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항구마을, 어촌에는 '수산업'만 있을까?
'수산업'으로 대표되는 항구마을, 어촌사회에도
다양한 역할과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배를 타는 분, 수산물을 유통·가공하는 분,
그러한 분들을 서포트 하는 분, 그리고 그곳에서 상업활동,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분 등.
항구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다만...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두 번째 인터뷰 주자가 누가 될지는
첫 번째 인터뷰를 해보아야 알 수 있는...!
인터뷰이가 그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릴레이 인터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순서대로 따라가다보면 항구마을에
넓게 퍼져있는 관계의 그물망이 보일지도요!
ㅣ진행 : 손유진, 정영한
ㅣ촬영 : 박황미
ㅣ편집 : 박황미, 손유진
본 릴레이 인터뷰는 <해양수산부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장승포권역)>의 일환으로 운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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