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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 ⑧: 바다지킴이 회장, 박영갑님을 만났어요!

어촌앵커조직
2023-05-10
조회수 50


바다와 사람,

함께 어울러 살아가고 싶은 사나이


오늘의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여덟 번째 주자는 박영갑 회장님입니다!

박영갑 님은 거제도 첫 해남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계신데요, 그만큼 지역 해녀 분들과 오랜 시간 친분을 쌓아오셨어요!


회장님은 산업 잠수 일을 계기로 '해남'이 되셨고, 이후에는 15년간 바다택시업에 몸담아 오셨습니다.

장승포의 어촌계장으로서 활동해오시다가, 최근 5년 간은 '바다지킴이'를 중심으로 활동을 해오고 계신데요,

해양 정화 활동이 메인인 바다지킴이 활동은 그간 연을 쌓아온 해녀들과 함께하고 계셨습니다.


앞으로 깨끗한 바다를 볼 때마다 바다지킴이 회원 분들과 회장님이 생각날 것 같아요!


마침 바다지킴이 활동을 마치고 오시는 박영갑 회장님과 마주하며 인터뷰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지난 원정호 선장님의 추천으로 진행되는 박영갑 바다지킴이 회장님의 인터뷰!


어쩌다 보니 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즉석인터뷰 느낌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하고 많은 활동을 해오셨다보니, 어떤 에피소드들을 언급해주실지 궁금하네요.


박영갑 회장님의 이야기를 한번 들으러 가보실까요?





바다택시업에 대한 소개


반갑습니다.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박영갑입니다. 저는 현재 운송 사업, 바다 택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촌이나 항구마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바다 택시가 생소 할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현업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장승포 앞바다, 고현 앞바다의 해구 선박의 부식을 싣거나 선원(조선업 종사자)들의 교대를 위해 나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10명 ~ 100명 정도 태운다고 보시면 됩니다. 육지의 버스, 택시랑 비슷하고 결국 바다의 대중교통이지요.

 

보통 운영시간대가 어떻게 되나요?

특별히 정해진 시간이 없습니다. 부르면 가고 밤이고 낮이고 운영합니다. 아침 일찍, 새벽, 야간에도 움직일 때가 많지요. 일을 할 때 맞춰서 움직여야 하는 미션이 있어서 아무래도 다양한 시간대에 일한다고 보면 됩니다. 저희는 전화하면 가요.

 

그럼 어떻게 보면 일상생활이 규칙적이지 못하고 변수 속에서 일상을 보내실 거 같아요.

그렇죠. 우리는 어디 가지 못해요. 설이고 명절이고 쉬는 날이 없습니다. 어려움도 많습니다. 차 같으면 그냥 주변로에 세워두고 가면 그만인데 배는 그게 아니니까요. 상당히 위험하죠 밤에 나가면 줄(스크류)을 감아 놓아야 해요. 밤에는 시야가 어두워 잘 안 보이니 더 위험하죠. 어업을 하는 사람들은 새벽 1시이든 2시이든 정해진 시간이란 게 없는 편입니다.

 

혹시 몇 년 동안 일하셨나요?

15년째 하고 있습니다.

 

와... 사실 요즘 사람들이 한 가지 일도 1년 넘게 하는 일이 쉽지 않잖아요. 직업이 수시로 바뀌는 경우도 많은데, 같은 일을 15년 동안 이어가고 계시는 점은 정말 대단하신 거 같아요! 그런 어려움이 있음에도 지속하고 계신 이유가 있을까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회사와 함께 하기 때문(계약)인 것도 있죠. (오랜 기간 하다 보니)그만큼 에피소드도 상당히 많습니다. 하나하나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일을 하다 보면 고마운 일들도 많기 때문이죠. 어느 날은 사고가 나서 사람을 구조하는 날도 있었고, 파도가 심하게 치는 와중에도 무사히 복귀하는 날도 있었고. 그런 게 또 뿌듯한 거고요.

 


해남으로서의 삶, 해녀들과의 연

한편으로 '해남'의 타이틀도 가지고 계신데요. '해녀'는 익숙한데, '해남'은 처음들어보는 것 같아요.

원래는 '산업 잠수'가 직업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해녀들하고 사이가 좋아져서 자격증을 받았고 그러다 배사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산업 잠수는 어떤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산업 잠수는 수중 구조물을 설치하거나 제거하는 일을 합니다. 잠수한 상태에서 절단, 용접, 보수 등 다양한 작업을 합니다. 예전부터 조선소와 파트너로 같이 살아왔다고 해도 되겠네요.


조선업의 서포터였고 잠수도 하셨고...그런 일들이 쌓여 '해남'이라는 타이틀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무려 "거제도 최초의 해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계신데요, 그 이야기가 궁금해요!

별거 없습니다. 하려고 한 게 아니라 해녀들하고 친해지다 보니까 해남이 된 거죠. 사실 탱크(산업 잠수)를 하는 사람들은  해녀랑은 친해지기 어려운 편입니다. 같이가기 어려운 직업이죠. 한편으로는 잠수하는 사람들을 인정해주지 않는 해녀 분도 계시죠. 조직에 넣지 않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불법적인 일도 하지 않았고 잘 지내고 궂은일도 도와주고 하니까 같이 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회장님도 첫 시작은 어려우셨을 것 같은데요. 특히 해녀는 이름 그대로 여성들이 많은 직업이니까요. 그럼에도 남성으로서 해녀들이 주축이 되는 바다지킴이 단체를 이끌어 나가고 계신 상황이네요. 혹시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도 있을까요?

많죠. 어머님들도 있지만 해녀중에는 젊은 여성도 있다보니 무리에 남성이 끼기 시작하면 그만큼 불편해집니다. 하다못해 작업을 하기 위해 환복을 하는 것도 불편해지죠. (여성들만 있으면)편하게 환복을 하겠지만 (남성이 있으면)가림막 역할을 하는 큰 통치마를 입고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까 불편해지죠. 그래서 같이 (작업하러)물에 들어 가기도 어려워요. (그런 사소한 부분들이 많다보니)해남이 되는 게 어렵습니다. 지금도 남자는 들어가기 어려워요.

 

그런 환경 속에서도 해녀분들과 함께하기 위한 노력과 활동을 하신 덕에 연이 계속 이어져 온 것 같네요.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또 어떤 과정으로 연을 쌓아오신 건지도 궁금합니다.

(해녀들과)봉사 활동같이 하고, 만나서 대화도 하고, (해녀들이)부르면 가고, 도울 일 있으면 무조건 가고... 그게 하루 이틀이 아니라 십 몇 년간 지속되어 왔으니 연 또한 계속 이어져 온 겁니다. 그렇게 안 했으면 그 사람들(해녀)하고 같이 못했겠죠. 오늘 바다지킴이 활동에도 해녀들이 참석했는데 사실 이 사람들이 큰 소리라도 치는 날에는 저도 아무 말도 못해요.(웃음)


'바다지킴이'라는 조직이 꾸려진 배경이 궁금합니다. 해녀 활동의 연장선상 인가요?

아뇨, 과거 어촌 계장을 하면서 바다지킴이라는 조직을 만들었어요. 소소하게 만들어서 시작했는데 계속하다보니 지금처럼 활성화 된 거죠. 초기에는 열명 정도였는데 어느덧 삼십 명이 됐어요. 참석 잘하는 사람은 상장도 주고 선물도 주다 보니 다들 참석을 더 잘하죠. 고현, 옥포, 옥림, 지세포 등 다양한 지역의 해녀들이 바다지킴이 활동에 참여합니다. 해녀들과 같이 일도 하지만 봉사활동, 대외활동을 더 많이, 같이 해왔습니다.


바다를 청소하는 사람들, 바다 지킴이의 활동

바다정화 활동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단순합니다. 바다에 쓰레기가 많아서요. 그 쓰레기를 치우는 걸 한 번 해보고 잘 안되면 그만두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갯벌 청소도 하고 물밑 청소도 하죠. (수중에서 진행하는)물밑 청소는 바다에서의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을 불러서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활동이 커져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서 같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장승포와 인접한)옥화마을에서 하고 계셨는데요, 바다지킴이 활동 지역이 다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어디서 하나요?

거제도 말고도 타지역으로도 활동을 갑니다. 버스를 타거나 차로 이동하고요. 실제로 다음 달에는 타 지역으로 활동을 가는 일정이 있어요. 타 지역에 갈 때는 해당 지역 어촌계와 소통하죠. 따로 네트워크는 없어도 연락망을 공유하고 있으니까(필요할 땐 소통이 가능합니다). 해당 지역에 가서 마대자루에 쓰레기를 담고 지정된 장소에 모아두면 그쪽(해당지역 어촌계)에서 수거해갑니다.

 


바다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다 같이 회포 풀고 쉬는 장소도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사용하시는 아지트가 있나요?

네. 장승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하죠. 하지만 공간 여건 자체는 마땅하지 않은 것 같네요. 사람들 와서 커피 한잔 마시고 대화하고...그런 공간이 생기면 참 좋을 거 같네요. 정화 활동도 하고, 활동 중간 중간 쉬면서 커피 한잔 마시고, 다 같이 김밥 싸온 거 먹고, 음식 나눠 먹고... 그런 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비치 클린', '플로깅' 등, 최근 환경 정화 활동을 주제로 동호회, 동아리가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런 흐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쪽은 그쪽 나름대로, 나는 나의 나름대로. 각자의 길을 간다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바다지킴이 일 중에 가장 힘들었던 일 그리고 보람찼던 일이 뭐가 있을까요?

제가 바다지킴이 일을 한 5년 정도 했습니다. 주변에서 종종 안 좋은 이야기들이 들려올 때가 있지만 그럴 때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죠. 가장 보람찬 순간은 사람들(참여자)이 많이 올 때죠. 아무래도. 다 같이 이런(바다지킴이, 해양정화) 활동을 한다는 자체가 의미 있고 보람찹니다.

 

향후에 대한 이야기, 바라는 어촌의 모습


최근에 바다정화 활동에서 지역 청년들의 참여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청년들의 모습을 보셨을 것 같아요. 혹시 어떤 청년들이 주로 왔으면 좋을까요?

저는 누가 오든 무조건 받아주려고 합니다. '우리(바다지킴이)랑 같이 활동하자'라고 하는 편이죠. 생각보다 귀어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요. 전 (그런 사람들을)최대한 받아주는 편입니다. “집이 몇 개 남는데 수리해서 살아볼 생각 있나? 월세는 10만 원만 주라.”라고 하죠.

 

어촌사회에서 이런 사람들(귀어인)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귀어 하면 정부에서 지원이 있거든요, 단순하게 욕심 때문에 그래요. 살고 있는 사람들이 욕심이 나서 안 받아주고 싶어하는 경우가 있어요. 우리는 작년에는 3명 받았고 이번에는 2명 받아줬어요. 오고 싶다는 사람은 무조건 받아줘야 해요. 개방을 해야죠.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마음을 열고 귀어인들을 받아주고 안아주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회장님이 봤을 때 쇠퇴해가는 어촌을 활력 있게 바꿔나가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공간.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자리하고 대화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외지인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 어민들하고 같이 협동하고 협업도 할 수 있는 가공장이나 판매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공간을 마련해주면 귀어 하는 사람들과 어민들이 함께 협동해서 더 활력 있어지지 않겠습니까. 모두 올 마음이 있어요. 어민들끼리만 한다면 사람은 안올겁니다. 귀어 하는 사람들의 자리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는 사람들도 잘되게 응원해줘야죠.

 

어쩌면 바다지킴이 활동은 귀어 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촌사회 진입을 위한 중간 통로 같기도 한데요, 바다지킴이 활동에 대한 만족도를 '상/중/하' 중에서 고르신다면?

'상'이죠. 다들(회원들) 저 따라와 주고 다 같이 활동하고. 꾸준한 모습과 단합력이 제 만족도에 큰 요인입니다.


 


바다지킴이 활동을 홍보하는 멘트를 부탁드려요. 또 귀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혹시나 못된 마음으로 사람들 편 가르면 안되니 그런 걸 먼저 확인합니다. 그다음에 우리와 같이 살면 일하면서 생기는 애로사항, 어장이든 배 구조든 엔진 보는 거든 줄 묶는 거든 전부 다 알려주죠. 오는 사람과는 같이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다 알려줘요. 우리는 초보 어업인들한테 팁들을 다 가르쳐줘요. 우리랑 같이하다 금의환향 한 사람도 몇몇 있어요.


향후 비전이나 영역 확장 등의 계획이 있으실까요?

당장의 확장보다는 귀어한 사람들부터 응원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또 후계자들을 후원해줘야죠.

 

청년 귀어인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어떤 마음가짐이 좋을까요?

하다가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무조건 밀고 가야 합니다. 나도 사업을 오래 했지만 안된다고 거기서 멈춰서 관둬버리면 안되고 1년 2년 겪어나가고 버텨야 합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출항하지 못하는 날도 있는데 그럴때를 대비한 육지에서의 일, 사업도 준비되어야 합니다. 바다에서의 일과 육지에서의 일이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런 생각으로 일해야 하죠. 육지에서 (수산물을)판매하고 바다에 조업하러 나가고 그렇게 (육지와 바다에서의 일을)병행해가며 바쁘게 해야 해요. 바람 분다고 아무것도 안하면 그날 할 일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는 게 어렵고 힘들어 지는 거지요. 그래서 우린 (바다지킴이 조직에)오면 사업의 필요성을 알려줍니다. 같이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다음 인터뷰 주자를 추천해주세요!

선상 낚시를 하고 계신 1년차 선장, 양정인 님을 추천합니다.





ㅣ진행 : 손유진

ㅣ촬영 : 김주하

ㅣ편집 : 손유진, 김주하



본 릴레이 인터뷰는 <해양수산부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장승포권역)>의 일환으로 운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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