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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인터뷰⑨: 바다로 온 심마니, 양정인님을 만났어요!

어촌앵커조직
2023-05-18
조회수 34



오늘의 아홉번째 릴레이 인터뷰 주자이신 양정인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양정인님은 원래 심마니 일을 하시던 분이셨는데요,

지금은 장승포의 선상낚시배를 운영하며 선장님을 하고 계시답니다!


산에서 바다로 오신 양정인 선장님은 아주 멋진 장수호를 끌고 계시는데요, 

부두에서 바로 보인 배가 장수호였을 정도로 눈에 띄는 비주얼이었어요!


양정인 님은 아직 1년차 선장이시고, 자리를 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세요.

노련한 심마니에서 장수호의 선장으로서 노력하고 계신 양정인님의 이야기, 들어보러 가실까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장승포에서 장수호의 선장을 하고 있는 48살 양정인 입니다.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손님들 배에 태워 바다에서 낚시하게끔 하는 선상 낚시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고계신 선상낚시에 대해 더 설명해주세요!

선상낚시 같은 경우에는 손님들 배에 태우고 바다의 포인트로 가서 배를 앵커(닻)을 놓아 고정을 시켜 놓고, 사람들을 한쪽 방향으로 이동시켜 낚시를 하게끔 하는 낚시 방법입니다. 한번쯤 도시 어부에서 보셨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나오는 것처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겠네요. 제 배는 저 포함해서 9명 정도 태울 수 있고, 보통 낚시할 수 있는 인원은 6~7명 정도 됩니다.


무슨 면허를 따야 선상 낚시를 운영할 수 있나요?

레저 면허랑 소형 선박 면허가 있는데 저는 소형 선박 조종사를 땄습니다. 레저 면허는 어업으로 사용은 하는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고, 본인이 타려고 하는 사람들이 따는 용도고, 소형 선박은 낚시 어선 등록하면 영업할 수 있는 거고. 그런 식의 차이가 있어요. 


혼자서 장수호를 운영을 하시고 계실까요?

혼자 일하고 있지만, 같이 낚시하면서 도와주시는 형님이 계십니다. 제 배에 형님이 같이 타고 계시면 앞·뒤로 닻 놓을 때 도와주시고 있어요. 혼자 하는 것보다는 같이 해주니까 편해서 좋죠.


 


어떤 계기로 선상 낚시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제 직업은 원래 심마니 였어요. 20년 넘게 심마니로 살아왔고. 재작년에 다른 일 배워보려던 참에 큰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때 죽다 살아났어요. 경상북도 봉화군 소백산에다 농장도 해놓았는데 그 사이 다 도둑 맞고.. 귀농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는 선배가 추천해서 장승포에 오게 되었습니다. 면허 따고 일 시작한 지 1년 좀 안됐네요.

 

낚시업을 시작할 때 어떤 분한테 일적인 부분을 배우셨을까요?

심마니 일을 하면서 동시에 낚시용품판매점을 부산에서 운영 했습니다. 심마니는 살생하면 안 좋다라는 미신이 있어요. 그런 미신을 업계 쪽에서는 믿는 분위기다 보니 저도 신경이 쓰여서 낚시도 그만두었습니다. 그러다 겨울에는 땅이 얼어 (심마니) 일하기 어렵고 시간도 많아 심심하다보니 다시 시작한 게 6~7년째 됐습니다. 그런 경험으로 어업을 시작한거죠.

 

심마니로 일을 하셨군요. 관련한 재밌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심마니는 산삼 같은 희귀한 것들을 산에서 채취 합니다. 낚시를 알려준 친구가 산삼 캐러가자 그래서 시작했어요. 그날이 첫 날이었는데 산삼을 바로 찾아내서 신문도 나가고, 라디오도 출연하고, 뉴스에서 인터뷰도 했고, 아침 마당에 출연까지 했어요. 아는 형님이 자기도 출연 시켜달라 해서 아침마당에 출연 시켜주고 (웃음)  산삼업계에서는 경력이 있었죠. 이름난 산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산에 주로 갔었어요. 그물에 묶여있던 커다란 구렁이도 구해준 적 있고, 말벌에 쏘여 죽을 고비도 두어 번 넘겼고... 여러 에피소드가 많았죠. (사고로 어쩔 수 없이 그만두셨다보니 심마니 일에 대한 아쉬움이 남으셨겠어요..) 현재 낚시업을 하고 있지만 아쉬움은 아무래도 남아 있죠. 오래 했다 보니.




타지에 계시다 장승포에 오셔서 이렇게 선상낚시를 시작하게 되셨어요. 혹시 힘들었던 일이 있으셨다면 어떤 일이 힘드셨고, 반대로 보람찼던 일은 어떤 일이 있으실까요?

얼마 전에 엔진에 물이 차서 그때 당황스러웠었는데 그게 좀 힘들었고.. 근데 그것보다는 본가가 부산인데, 아는 사람이 있다 해도 타지에서 생활하는 게 좀 힘들죠. 계속 만나왔던 사람들 자주 만나기 쉽지 않은 것도 있고요. 보람찬 순간은 아무래도 손님 낚시하실 때 고기가 많이 잡히면 그렇죠. 손님들이 즐거워하고 손맛도 보고 하는, 그런 순간에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고기가 안 낚이면 선장도 스트레스 받습니다. 바다 속을 아는 것도 아니고.. 고기가 물어줘야 무는 건데 안물어주니 신경 많이 쓰이죠.

 

혹시 사장님만의 낚시 포인트 자리가 있을까요?

포인트야 뭐, 엄청 많아요. 낚시포인트 관련 에피소드가 있는데, 전에 한번은 날씨가 안 좋아서 예약하셨던 분들이 다 취소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날은 저랑 저 도와주는 형님 둘이서 출조 했었죠. 그때 남해동부권에서 낚시했는데, 형님이 64센티 감성돔 월척을 낚았습니다. 그때 월간 낚시에서 인터뷰 와서 하고. 책에 실려서 1등 해서 형님은 낚시대 좋은 거 받았답니다. 듣기로는 좋은 낚시대 같던데.. 근데 저는 못 봤어요. 안보여주더라고요 (웃음)


 


일은 체력적으로는 어떠세요?

아무래도 새벽에 일찍 나가고 빨리 움직이는 부분이 있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죠. 날 밝기 전에 움직이니까. 마치는 건 저녁에 해질 때까지도 하고, 해가 진 후에도 하고 그럴 때가 있어요. 그리고 이쪽 포인트에서 고기 안 문다 싶으면 이동도 해주고 합니다. 손님들이 그래야 좋아하시거든요. 이 일 하고 살이 많이 빠졌습니다.

 

배에서 식사는 어떻게 하시는 편인가요?

전 배에서 식사할 때는 별로 밥맛이 없더라고요. 제가 낚시하러 다닐 때는 맛있었는데, 선장 하고 나서는 영 밥맛이 없어요 이상하게. 손님들 많을 때는 도시락 주문해서 먹고, 오전 오후 손님을 따로 받는 날이면 그때는 짜장면 시켜 먹습니다. 나올 때 전화해서 주문하고 배 앞에서 먹어요.

 

배 앞에서 바다 보며 짜장면 드시면 낭만 있을거 같아요.

하나도 낭만 없습니다. (웃음)

 

배에서 드시는 특식이 있으실까요?

특식이라 할 것은... 손님들께 오뎅탕은 많이 해드렸어요. 점심 안 드시고 오신 분들한테는 라면에다가 오뎅 넣어서 만들어 드렸는데, 손님들이 그거 맛있다고 이후로도 먹으러 오는 분들도 계십니다. 손님께 제공하는 특식은 있어요.

 


배 이름에는 철학같은 게 있다고 들었어요. 장수호는 어떤 이유로 지으신 걸까요?

제가 지은건 아니고 철학관에서 제 사주를 넣어 만들었습니다. 오래 살겠다의 장수가 아니라 베풀면서 살라는 뜻의 장수입니다. 제 사주가 베풀면서 사는 사주라고 하더라고요. 의미도 좋고 그래서 이름 받은대로 장수호라고 바로 지었어요.

 

배이름을 지으실 때 사주를 넣은 것처럼, 뱃일과 관련한 미신같은게 있을까요?

아무래도 바다는 목숨과 직결 되는 부분이 있다 보니 미신이 많죠. 배에서 고사도 지내고 배 안에 명태를 실에 감아서 선실 안에 넣어서 보관 하고. 그냥 뱃사람들이 다들 하니까 저도 하는거라 이유는 모르겠네요.

 

그동안 일을 해오셨을 때 한번쯤은 곤란한 문제가 생긴 적이 있으실 것 같아요.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사람일까요?

배 프로펠러에 줄이 감겼을 때 많이 난감했습니다. 줄이 걸려 있으면 안잘랐을 때 배가 바다 중간에서 서버리거든요. 그럴 땐 칼로 엎드려서 줄을 잘라야해요.  그때는 안 떠내려가게 닻을 내려가지고 안전에 신경 쓰면서 조심히 줄을 제거 해야 합니다. 잘 확인하고 해야 하는거죠. 그 때 경험자 분들이 옆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하시면서 들었거나 겪었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네. 낚시하고 있는데 오늘 같이 갑자기 동풍이 급세가 터지면, 저쪽 서이말 앞바다에 파도가 너무 크게 쳐 배가 많이 가라앉았다고 하더라고요. 동쪽서 바람 불면 너울이 커져서 배가 못 나갑니다. 지금이야 기상예보 보고 움직이는데, 예전에는 예보 없이 움직였다보니 돌아다니다가 배가 많이 침몰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람이 터지면 넘어올 생각 말고 양화 쪽에 배 대놓고 택시 타고 오라고. 넘어오다가 죽는다고. 손님 태우고 있어도 택시 타고 오라는. 그런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습니다.

 

배는 정말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바람이 세면 파도는 높아지고 높아진 파도에 배는 잠겨버려요. 서이말 쪽은 파도가 너무 커서 배를 두 번 세 번 넘어오면 배가 가라앉는다 그러거든요. 똑같은 바람이어도 서이말 쪽은 더 큰 너울이 생기니까. 파도는 서이말 그쪽이 제일 위험합니다.


 


어업이 쇠퇴하고 있다 라는 이야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어업량이 많이 줄었다고 느낍니다. 제가 낚시배 선장이다보니 낚시하러 온 손님들로 보이는 것도 있고, 직접 낚시를 해보면 줄었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보다는 어민들이 제일 잘 알겠죠. 어민들 물고기 잡히는 거보면 말도 못하거든요. 가면 갈수록 더 안잡힌다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계신 일에 대한 비전이나 향후 방향이 있으실까요?

저야 뭐 손님들이 좋아하는 취향대로 고기의 어종도 바꿔가면서 손님들 기분 좋게 잘 해주고 싶습니다. 겨울에는 보통 감성돔 좋아하니까 감성돔 포인트로 가고, 지금부터는 전갱이 낚시 가고, 여름 다 되면 문어하고 무늬오징어 칼치 잡으러 가고. 그런 다양한 어종들을 손님 원하는대로 취향대로 낚을 수 있도록 잘 일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직업의 만족도에 상중하를 나누신다면 어디쪽이신가요?

한.. 중? 까지는 안되는 거 같습니다.(웃음) 자리를 잡아야죠. 아직 일년이 안됐으니까 몇 년 지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라고 하기에는 그정도는 아니고 하에서 중으로 가는 중?이라고 하면 딱 되겠네요. 단골 낚시꾼들이 있어 주면 만족도가 올라갈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노력을 해야 하죠. 일이라는게 내가 한만큼 돌아오게 되어 있으니까. 고민하는 게 있는데 특식도 겨울에야 오뎅탕 만들어줬는데 이제 여름이니까 회라도 좀 쳐야할 것 같습니다. 손님들 드실 정도로는 할 줄 아니까.

 

지역사회에 들어와서 어업을 하고자하는 청년들에게 어떤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일단 첫째로는 너무 무리하지 말고. 바다가 위험하다 싶으면 운행하지 않는게 좋아요. 너무 욕심 부리면서 일하면 바다에선 사고가 나니까. 항상 조심히 하면서 해야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ㅣ진행 : 김주하

ㅣ촬영 : 박재국

ㅣ편집 : 손유진, 김주하



본 릴레이 인터뷰는 <해양수산부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장승포권역)>의 일환으로 운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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