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NO.4 : 장승포 수협 전속 33번 중매인 이규업 님을 만났어요!

어촌앵커조직
2023-02-15
조회수 519


 

수산업의 꽃, 위판장


활기가 넘치는 새벽녘의 항구, 삶에 대한 치열함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어판장에는
물고기를 잡아온 사람과 물고기를 파는 사람 그리고 물고기를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세 번째 주자로 지목되신 이규업 님은
25년간 어판장에서 물고기를 사고, 파는 사람으로 수산물 유통에 몸담아오셨고
현재는 장승포 수협 전속 중매인으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항구마을 장승포의 수산업 유통과 관련한 본인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백하게 풀어주셨어요!




ㅣ 33번 중매인 이규업

반갑습니다. 우선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장승포 수협에 소속되어 33번이라는 번호를 달고 중매인의 업을 하고 있는 이규업 입니다.


ㅡ '33번'이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이규업 중매인님의 사무실

본인을 33번이라는 번호를 달고 중매인의 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해주셨는데 중매인의 번호는 어떻게 지정이 되는 것인가요?

중매인 본인이 지정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겹치지 않게 원하는 번호를 수협에 이야기해서 승인이 되면 그 번호를 사용합니다. 축구 선수들 등번호 지정하는 것처럼, 만약에 내가 손흥민을 좋아해서 7번을 달고 싶은데 마침 7번이 비어있다고 하면 수협과 논의 과정을 거쳐서 7번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죠.

 

이규업 중매인께서 가지고 계신 33번은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특별한 뜻은 없고 그냥 부르기 좋고 기억하기 편한 번호라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ㅣ 어민과 일반인을 잇는 매개자

중매인으로 하시는 일들을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어민들이 잡아온 각종 해산물을 수협의 경매를 통해 입찰한 다음, 일정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각종 횟집 등 도소매인에게 판매하는 매개자의 역할을 합니다. 중매인과 일반 소비자와의 차이는 물건을 보는 안목, 어민들에게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더 높은 가격에, 일반 도소매인들에게는 좋은 품질의 해산물을 제대로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하는 중간자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주로 장승포 내 도소매인들을 상대하시나요?

저는 이미 전국적으로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어서 서울도 가고 부산도 가고 전국적으로 유통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취급하는 어종은 어떤 종류인가요?

장승포 위판장은 주로 선어를 위판합니다. 활어를 위판할 수 있는 위판장은 따로 있어요. 취급하는 생선은 다양한 종류인데 주로 선어 상태로 위판을 하기 때문에 선어를 취급한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선어는 활어와 달리 살아있지 않은 상태로 유통되는 물고기라고 보시면 되는데, 살아있지 않아도 여전히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의 물고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선어의 경우에도 시기별로 물고기가 종류가 좀 다르잖아요. 시기별로 주로 취급하는 어종에 뭐가 있을까요?

멸치의 경우 1년 내내 잡히고, 가을에는 갈치, 겨울에는 청어, 초봄에는 오징어가 있고 봄, 여름에는 산란기라 어획이 금지되어 있어서 그 시기에는 미리 냉동저장해둔 선어를 찾아서 판매하고 있어요. 과일 같은 경우에 보면 저온 창고에 보관해서 사계절 싱싱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처럼 생선도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꺼내서 팔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ㅣ 중매인의 하루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보통 6시쯤 일어나서 출근을 합니다. 출근해서 어민들이 잡아 온 물고기들을 확인하고 납품을 위해서 마트 같은 곳들, 여러 거래처들 전화 돌리고 물건 정리해서 납품까지 마무리하면 하루 일과가 끝납니다. 요즘은 정오쯤에는 업무가 끝나요. 업무 후에는 운동하고 달목욕을 끊어 다니고 있어서 목욕탕 갔다가 하루가 마무리되는데, 중매인의 일과는 루틴화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요. 이 업이 생물을 다루는 일이고, 바닷속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에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하는 속담처럼 물량이 너무 많을 때는 그것들 처리하느라 밤을 새는 일도 다반사고 뭐 그렇습니다. 중매인이란게 거래처를 확보하고 관리하며 신용을 쌓아야하는 일이거든요. 작업을 마치고 직접 거래처를 만나는 일들도 있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요즘에는 전화로 처리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오늘도 장승포, 통영, 서울까지 거래처들과 다 통화를 했거든요.


그럼 어획량이 많을 때 처리가 안될 경우도 종종 생기나요?

납품 처리가 다 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냉동으로 보관하면 되기 때문에 처리가 안되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냉동 창고에 넣고도 또 남으면 젓갈이나 어묵 공장 등 가공 공장으로 보낼 때도 있고, 어종에 따라 또 시기에 따라 그때그때 판단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매인들도 커리어에 따라 본인의 유통 네트워크가 있어서 그에 맞춰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관건이죠. 




ㅣ 장승포에서 유통업자로 살아가기


장승포 토박이이신가요?

아니요. 저는 원래 통영에서 유통을 하다가 중매인으로 커리어를 이어보기 위해 장승포로 이주했습니다. 


장승포가 지역색이 강한 곳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주해 들어와 매개자의 역할을 하는 것,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어차피 거래처들은 전국구로 다 흩어져 있고 중매인은 거래처가 힘이거든요. 유통과정도 배워야 되고 거래처를 뚫고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방법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지역색 차이가 날 만큼 먼 곳에서 온것도 아니고 바로 옆 동네 통영 출신이기도 하고요. 통영에서 유통할 때에 거래처들도 다 유지하면서 하고 있습니다.


수산물의 유통과정에서 중매인의 역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중매인의 역할은 입찰해서 거래처에 보내고 나면 끝이 나죠. 그 이후의 과정은 거래처의 몫입니다. 중매인의 역할은 물건을 확인하고 판단해서 이 물건을 원하는 만큼 거래처에 보내는 것, 거기까지 예요. 지정 중매인을 두고 거래처가 상품을 구입을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믿고 자신을 대신해서 구입해 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꾸준히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어류, 거래처의 니즈에 맞추어 공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신뢰가 중요한 일이라 자주 통화하며 교감을 형성하기 위한 대화를 많이 나누어야 합니다. 물건을 거래할 때마다 피드백 같은 것은 상세히 기억해두었다가 거래처의 성향, '이 집은 이런 사이즈는 안된다.', '저건 쓴다.', '이 금액 이상 되면 안 된다.' 하는 등의 데이터들을 잘 파악하고 일을 진행시켜야 합니다.


지난 인터뷰이였던 수협의 손영남 지점장님께서 어획량이 줄고 있는 상황이라 유통도 더불어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계속해서 지금 진행하시는 규모로 업을 유지하실 생각이세요?

네, 저는 저의 네트워크가 이미 자리가 잡혀있어서 빠지면 안 돼요. 저를 믿고 전화를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자리를 지키고 있어 한다고 느낍니다.





ㅣ 장승포 이주를 원하는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솔직한 마음


요즘에는 귀어와 귀농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지금 하시는 일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

향후 전망은 좀 어둡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내놓고 말씀드릴 수 있는 수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제가 25년 전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그때는 물 반 고기 반이었어요. 가격도 싸고, 공급도 많았어요. 배를 운행하는데 들어가는 경비도 만만치 않거든요. 경비는 고정되어 있는데 물고기가 그만큼 안 잡히는 거죠. 양식업의 미래도 마냥 밝다고 말할 수 없고, 실제로 바다 환경도 너무 바뀌어서 원래 이 시기에 오징어도 많아야 하는데 오징어도 안 잡히고 동해에서 나와야 할 고기가 서해에서 잡힌답니다. 환경오염, 기후 변화, 어린 생선까지 다 포획하는 문제까지 원인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비전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관계인구들이 장승포에 왔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활동하면 좋을까요?

바다 사업이라는 게 농사도 그렇지만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기다린다고 해서 또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낚시처럼. 기본적인 비전이나 방법들에 대한 고민을 하되, 여유 있는 자세를 잃지 않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다음 주자로 릴레이 인터뷰를 이어가실 분 한 분 지목해주신다면? 

젊은 친구들의 관점을 한번 들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현재 장승포에서 장어를 가공해서 유통과 판매를 하는 장승포 청년 DY를 다음 주자로 추천하겠습니다.






ISSUE : 항구마을 릴레이 인터뷰

항구마을, 어촌에는 '수산업'만 있을까?
'수산업'으로 대표되는 항구마을, 어촌사회에도
다양한 역할과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배를 타는 분, 수산물을 유통·가공하는 분,
그러한 분들을 서포트 하는 분, 그리고 그곳에서 상업활동,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분 등.

항구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다만...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두 번째 인터뷰 주자가 누가 될지는
첫 번째 인터뷰를 해보아야 알 수 있는...!

인터뷰이가 그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릴레이 인터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순서대로 따라가다보면 항구마을에
넓게 퍼져있는 관계의 그물망이 보일지도요!




ㅣ진행 : 박황미

ㅣ촬영 : 박재국

ㅣ편집 : 박황미, 손유진



본 릴레이 인터뷰는 <해양수산부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장승포권역)>의 일환으로 운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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